오창환 전북대 교수.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오창환 전북대 교수
‘한반도는 지질 대국’이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지질학 연구가 세계 수준이란 뜻이 아니다. 한반도가 땅은 좁지만 지질학적 다양성과 복잡성에서 중국과 맞먹는다는 데서 나온 얘기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대륙 충돌과 해양판 섭입 등 지난 20억년 동안의 지각변동 흔적이 좁은 한반도 땅에서 다 나온다. 그러니 몇 안 되는 지질학자에게 한반도는 넓은 땅”이라고 말한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입니다. 25억년 전부터 1억3000만년 전 사이에 수십개의 작은 땅덩어리가 합쳐져 형성됐습니다. 그런 격변의 자취를 무주·진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주읍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이나 무주구천동의 21경인 구월담 혼성암, 진안 마이산 역암층에서 그런 대륙 충돌의 지각변동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과거와 지하 세계로의 상상 여행일 뿐 아니라 노령산맥이 솟아 물줄기가 나뉘고 무주와 진안 분지가 생긴 기원을 추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 교수는 마이산의 형성에는 백악기 초와 신생대 초의 지각변동이 큰 구실을 했다고 보았다. “백악기 초인 1억3000만~1억년 사이에 한국과 중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판과 시베리아 등으로 이뤄진 로라시아판이 충돌해 남쪽 방향으로 압축력이 발생했고 그로 인한 단층운동으로 진안 분지 등 한반도에 여러 분지가 생겼습니다.”
분지 안 호수로 나중에 역암층이 될 퇴적물이 쌓였고 9300만~7500만년 전에는 화산이 분출해 진안 분지 주변에 운장산과 천반산 등이 생겼다. 마이산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또 한번의 큰 지각변동이 필요했다.
오 교수는 “5500만~2500만년 사이 인도판이 아시아판과 충돌해 히말라야 산맥이 만들어졌는데 그 힘으로 단층운동이 일어나 진안 분지가 융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땅이 솟으면서 무주 적상산부터 진안 남쪽 내장산,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노령산맥이 이때 형성됐을 것으로 오 교수는 보았다. 그 결과 금강, 동진·만경강, 섬진강으로 물줄기가 나뉘어 생물종이 분화하는 등 한반도에 중요한 변화가 왔다는 것이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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