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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단독] ‘수조 감옥’에서 짧은 생 사는 돌고래

등록 2014-10-17 00:57수정 2014-10-17 11:30

자연선 최대 50년까지 사는데…
심장마비·폐혈증·기관지폐렴 등
6년간 3~40개월만에 7마리 폐사
제2롯데, 반대 속 흰고래 전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16일 문을 열었다. 미끈한 몸매의 흰고래(벨루가)들이 이날 관람객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밖에서는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단체 회원들이 ‘벨루가 전시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3월 롯데가 수입한 이 흰고래 3마리는 아쿠아리움 개장에 앞서 강원도의 한 대학교 임시 수조에서 지내왔다.(<한겨레> 7월11일치 12면) 흰고래는 야생에서 5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월드 벨루가 3마리는 현재 3~7살로 추정한다. 흰고래들은 언제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관람객들과 만날 수 있을까?

최근 6년간 국내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쇼와 전시 목적으로 들여온 큰돌고래 34마리 중 7마리가 짧게는 3개월, 길어도 3년4개월 만에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강·낙동강·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받은 ‘2009년 이후 고래 폐사 내역’을 보면,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의 큰돌고래 2마리는 수족관에 들어온 지 3개월(2009년 9~12월), 7개월(2012년 2~9월) 만에 폐사했다. 사인은 패혈증과 바이러스 감염이다. 제주 퍼시픽랜드가 지난해 2월 수입한 고래는 1년1개월 만인 지난 3월 폐질환으로 죽었다.

제주 마린파크에서는 모두 3마리가 죽었는데, 각각 수족관 생활 1년3개월, 1년8개월, 2년6개월 만이다. 심장마비, 뇌부종, 기관지폐렴, 노화에 따른 피부궤양 등이 원인이다. 서울대공원 해양관에서 2009년 6월 수입한 고래는 3년4개월 뒤인 2012년 10월 장이 꼬여 죽었다. 한 수의사는 “폐렴과 패혈증, 감염 등은 사육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걸리는 병”이라고 했다.

쇼나 전시용 돌고래는 야생 상태에서 잡힌다. 대부분 10살 안팎의 어린 돌고래가 수입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한 동물원의 돌고래 사육사는 “수족관 입장에선 공연을 오래 할 수 있는 어린 개체를 선호한다”고 했다.

세계동물보호협회(WSPA)가 2009년 내놓은 ‘감금 상태의 해양포유류 연구’에는 큰돌고래 폐사율이 야생에서는 3~4%, 수족관에서는 5~7%로 조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안용락 박사는 “국내 수족관이 외국에 비해 시설 기준이 안 좋다”고 했다.

돌고래 7마리가 수족관에서 죽는 동안 환경부가 새로 수입을 허가해준 고래는 45마리에 이른다. 장 의원은 “환경부는 빈번한 고래 폐사 원인을 조사해 이를 야생동물 수입·관리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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