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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우탄이는 왜 쇼를 거부했나

등록 2012-05-04 19:48수정 2012-10-17 17:07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주주동물원의 오랑우탄 우탄이는 한참을 움직이지 않고 우리 철창에만 매달려 있었다. 철창 밖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탄이의 표정이 애처롭다. 고양/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주주동물원의 오랑우탄 우탄이는 한참을 움직이지 않고 우리 철창에만 매달려 있었다. 철창 밖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탄이의 표정이 애처롭다. 고양/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오랑우탄 ‘우탄이’(20살 추정 수컷)는 요즘 좁은 우리 안에서만 지낸다. 우탄이는 한때 최고의 동물 스타였다. 에스비에스의 과 한국방송 <주주클럽>에서 사람 옷을 입고 사람 행동을 따라하자 어린이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우탄이는 언젠가부터 흥미를 잃고 짜증을 냈다. 작고 귀엽던 몸집은 커졌고 사람들도 우탄이를 예전만큼 찾지 않았다.

한국은 동남아시아에 이은 동물쇼의 천국이다.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에 등록된 19개 회원사 가운데 어린이대공원(서울 능동), 삼성에버랜드동물원(경기도 용인시), 퍼시픽랜드(제주도 서귀포시), 주주동물원(경기도 고양시), 한화 63시티(씨월드·서울 여의도) 등 5개 회원사에서 동물쇼를 벌이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하루 5~7번 원숭이·물개·백로·황조롱이 등 15종이 출연하는 멀티쇼가 열린다. 삼성에버랜드동물원에서는 물개쇼와 공작 등 조류 7종 500마리가 출연하는 새공연, 오랑우탄·흰손긴팔원숭이 등 41종 140여마리가 출연하는 멀티쇼 등 3개의 공연이 벌어진다. 제주도 서귀포시 점보빌리지의 코끼리쇼 등 협회 비회원사가 벌이는 쇼도 3개다.

동물쇼는 동물학대 측면이 조명되면서, 세계적으로 ‘나쁜 관광’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가서 악어쇼, 코끼리쇼를 보지 않는 것은 ‘책임여행’의 준칙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조련사와 동물, 공연 콘텐츠까지 한꺼번에 수입해 벌이는 동물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동물쇼를 규제·관리하는 제도가 전혀 없다. 경기도의 한 동물원은 ‘박물관’으로 신고하고 동물쇼를 운영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쇼에 동원되는 동물들에게 필요한 △공연 강도 △먹이 급여 △휴식 시간 등 최소한의 동물복지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코끼리·오랑우탄·돌고래 등 지능이 높은 동물들은 스스로 쇼를 위해 조련되는 걸 알고 괴로워한다고 동물보호론자들은 말한다. 또 쇼를 보는 사람들은 순간 즐거움을 느끼지만 동물에 대한 인식이 저열해진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7일 주주동물원에서 뒤돌기를 하던 긴팔원숭이를 보고 황도현(10)군은 말했다. “신기하긴 한데… 저런 동작은 힘들 거 같아요. 불쌍해요.”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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