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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4대강 사업, 부산지역 홍수위험 키운다”

등록 2010-09-28 21:31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가 지난 27일 낙동강 상류 지역인 경북 상주시 경천대관광단지에 올라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미국이나 유럽의 범주에서 보면 복원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가 지난 27일 낙동강 상류 지역인 경북 상주시 경천대관광단지에 올라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미국이나 유럽의 범주에서 보면 복원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현장 둘러본 ‘지형학 권위자’ 미 콘돌프 교수
“직선화에 준설까지 하면 하류 물의 양 급격히 늘어”
지난 27일 경북 상주시 낙동면의 낙단교 하류 200여m 지점에 선 마티어스 콘돌프 미국 버클리대 교수(지형학)는 준설이 거의 마무리된 낙동강을 가리키며 “배고픈 강”이라 불렀다. 강 둔치 주변에 4대강 공사로 마구 퍼올려진 모래와 자갈이 크고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 콘돌프 교수는 대한하천학회가 29일 국회 도서관에서 여는 4대강 사업 국제심포지엄에 발제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콘돌프 교수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주요 목적으로 내세우는 홍수 예방 기능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이처럼 강을 직선화하면 빗물이 하류에 도달할 즈음에는 물의 양이 훨씬 많아지는데, 여기에 준설까지 하게 되면 상류는 홍수 가능성이 줄지만 하류는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방식이라면 낙동강 하류인 부산의 홍수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낙동강에 쌓는 8개의 보가 홍수를 예방하기보다는 되레 악화시킬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의 홍수를 막기 위해 이 사업을 하는 것인지 한국 정부에 묻고 싶다”고 했다.

지난 3월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미국에선 요즘 강이 굽이치고 넘칠 수 있는 공간을 주고 있으며, 이런 방식이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준설과 제방 설치에 따른 유지관리 필요도 없애준다”며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글을 실었던 콘돌프 교수는 이날도 미국이나 유럽이 이미 20세기 중반에 폐기한 강 관리 방식을 한국 정부가 섣부르게 도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준설과는 반대로 대규모 보나 댐 하류에 정기적으로 모래를 퍼넣고 있는 사례도 제시했다.

콘돌프 교수는 교각 안전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교각 하류의 대규모 준설이 상류 지역의 끊임없는 토사 유출을 유발하기 때문에 교각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의 집중호우 때 무너진 경기도 여주의 신진교를 찾은 자리에서 “본류의 준설이 지류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연양천에 놓인 신진교는 대규모 준설이 이뤄지고 있는 남한강 본류에서 불과 400여m 거리에 있다.

콘돌프 교수는 <사이언스>에 4대강 관련 글을 실은 뒤, 주미 한국영사관 쪽으로부터 4대강 사업 자문위원직을 요청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4대강 관련) 영문 자료를 있는 대로 보내달라”고 하자 그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콘돌프 교수는 29일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한 뒤 30일에는 신진교를 다시 찾아 실측을 통해 준설과 붕괴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예정이다.

글·사진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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