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단독] “바닷물 스며 부식” 거듭된 경고 ‘모르쇠’

등록 2006-07-24 07:16

원자력 발전소 구조와 복수기 부식 개념도
원자력 발전소 구조와 복수기 부식 개념도
울진 원전 6호기 냉각기 부식 ‘쉬쉬’
한수원, 새 재질 적용기술 부족한데 밀어붙여
울진 원자력발전소 5·6호기 복수기 설계사인 한전기술과 제작사인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은 지난 1996년 튜브 재질을 티타늄에서 슈퍼스테인리스스틸로 설계 변경할 때부터 여러 차례 부식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발주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제작을 강행했다.

복수기 부식 왜?=복수기의 관판과 튜브가 연결된 곳은 냉각수인 바닷물과 끊임없이 맞닿는 부분이라 바닷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밀봉 용접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울진 원전 5·6호기 복수기의 윗부분 30%는 관판은 티타늄, 튜브는 슈퍼스테인리스스틸로 서로 다른 금속이어서 용접을 할 수 없었다. 두산중공업은 튜브를 관판에 끼운 뒤 튜브를 넓혀 틈새를 메우는 ‘확관’을 수행했다. 그럼에도 튜브와 관판 사이로 바닷물이 침투해 안쪽 탄소강에 부식이 일어났다. 40년 수명의 복수기에 1년만에 녹이 슨 것이다.

예고된 부식=1996년 한수원은 영광 5·6호기 설계 막판에 원래 100% 티타늄으로 된 튜브 가운데 상부 30%를 슈퍼스테인리스스틸로 바꾸라고 설계·제작사에 요구했다. 그 해 12월 복수기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은 한수원에 보낸 공문에서 “슈퍼스테인리스스틸(튜브)은 티타늄 관판과 용접이 안돼 설계상, 제작상, 운전 및 보수 유지상 문제점 때문에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슈퍼스테인리스스틸 튜브의 적용은 해수 유입 위험성을 더 높일 뿐 아니라…발전소 운전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한수원은 설계 변경을 포기하고 티타늄 100%로 만들도록 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비슷한 시기에 설계 초기였던 울진 5·6호기에 대해서는 복수기의 일부 재질을 바꾸라고 설계사인 한전기술에 요구했다. 이에 한전기술은 공문을 보내 “튜브를 슈퍼스테인리스스틸로 교체하는 것이 기술성 및 경제성에서 불리한 것으로 판단돼 울진 5, 6호기 사업에서는 적용하지 않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수원은 1997년 2월 한전기술에 복수기 위쪽 30%의 튜브 재질을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그 해 8월엔 기술적 이유를 들어 설계변경에 반대하던 삼성중공업이 입찰 도중 탈락했다.

발주사·제작사는 ‘나몰라라’=그럼에도 한수원은 “울진 5·6호기 복수기 부식은 예상하지 못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임훈택 한수원 부장은 “설계변경을 반대한 공문은 원전의 긴 제작 과정에서 제작·설계사와 오간 여러 공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이 확관 뒤 코팅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화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에 두산중공업 박석빈 상무는 “98년엔 확관만 해도 밀봉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고, 안쪽으로 부식이 파급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검찰, 윤석열 ‘조사 없이’ 내란죄 수사 일단락…앞당겨진 재판 시계 1.

검찰, 윤석열 ‘조사 없이’ 내란죄 수사 일단락…앞당겨진 재판 시계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재신청 ‘불허’…오늘 구속기소 전망 2.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재신청 ‘불허’…오늘 구속기소 전망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3.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4.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윤석열 신속 처벌”…국책연구기관서도 첫 시국선언 5.

“윤석열 신속 처벌”…국책연구기관서도 첫 시국선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