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하구 10곳 가운데 4곳은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쁨’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이 ‘매우나쁨’ 수준인 하구의 비율은 최근 3년과 앞선 3년을 비교할 때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연구원이 20일 공개할 예정인 ‘하구 수생태계 건강성 지도’를 보면, 전국 668개 하구 측정지점 가운데 40.9%가 수변식생이 ‘나쁨’ 상태인 디(D)등급 이하로 평가됐다. 환경연구원은 부착돌말류와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등을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 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는 건강성 지표로 삼아, 2016년부터 3년 주기로 하구 수생태계를 조사해 그 결과를 건강성 지도로 작성해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최근 3년(2019~2021년)과 앞선 3년(2016~2018년) 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수변식생이 ‘좋음’ 상태인 비(B)등급 이상 하구 비율은 26.8%에서 26%로 줄어들고 디등급 이하 하구의 비율은 39.8%에서 40.9%로 늘어났다. 하구의 건강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이다.
최근 3년 조사에서 환경변화에 특히 민감한 미세 조류인 부착돌말류와 갯지렁이, 기수갈고둥 같은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이 ‘나쁨’ 이하 상태로 평가된 하구는 각각 전체의 38.6%와 35.5%로 나타났다.
최근 3년과 앞선 3년치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 하구들의 수생태계 건강성이 특히 크게 악화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 기간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 하구 가운데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이 ‘매우나쁨’ 상태인 이(E)등급으로 평가된 하구의 비율은 34.2%에서 46.2%로 급증했다. 또 부착돌말류가 이등급으로 평가된 하구 비율도 13.0%에서 20.1%로 크게 늘었다.
다만 어류를 기준으로 한 건강도 평가를 보면, ‘좋음’ 이상 등급인 하구 비율이 30%에서 32%로 증가하고 ‘나쁨’ 이하 등급 하구 비율은 23.5%에서 19%로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수생태계 건강성 지도는 국립환경과학원 누리집(nier.go.kr)과 물환경정보시스템(water.ni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