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3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막식에서 총회 의장인 아흐마드 자비르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논의 중인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등의 국제 결의(이니셔티브)에 동참하기로 했다.
정부는 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당사국총회 정상회의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수소 인증제도 상호 인정 △농업 및 식량 △보건 △다층협력 등의 5개의 국제 결의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안’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지금의 3배인 110억와트(W)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해마다 4%씩 개선하자는 것으로, 당사국총회 의장인 아흐마드 자비르가 지난 3월 참가국들에 촉구 서한을 보내는 등 논의를 주도해왔다. 앞서 지난 11월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에 동참하겠단 입장을 밝혀 주목받았고 현재까지 유럽연합, 영국, 일본 등 100여개국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핵발전을 위시한
‘무탄소(CF) 연합’을 확산시키겠단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에 동참할지 여부를 총회 개막 전까지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외교·환경·산업통상자원부 공동 명의로 낸 보도자료에서 “상기 이니셔티브는 COP28 의장국 주도의 자발적이고 비구속적 계획 및 선언”이라며 “당사국과 이해관계자들의 기후행동 의지를 결집해 결과적으로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중이 4.7%(2021년)로, 세계 평균 28.1%에 견줘 턱없이 적다. 주요 20개국(G20) 중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낮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올해 1월 확정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30.2%에서 21.6%로 낮췄는데, 이번 총회 결의 동참에 따라 확대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이진선 전력시장계통팀장은 “글로벌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3배 늘리기로 한 이번 선언은 전 세계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며, 한국과 같은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훨씬 더 빠르게 늘려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이 조만간 만들어질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이날 주요 7개국(G7), 개도국 등 36개 나라가 참여하며 공식 출범을 선언한 ‘기후클럽’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기후클럽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선진국-개도국 간 협력체로, 주요 7개국과 함께 유럽연합, 한국, 칠레,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케냐, 모로코 등이 참여했다.
선진국-개도국 간 관련 기술개발 촉진, 상호인정, 국제표준 형성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해 1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처음 제안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5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출범식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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