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도서관 인근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이 주말 내내 영하권 날씨를 보일 것이란 예보가 나왔다. 특히 비가 지난 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본격적으로 유입돼 평년 기온보다 최대 8도 가까이 떨어지는 등 한파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앞서 올 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를 실었지만, 북극 빙하 면적이 평년보다 줄어들어 북극의 찬 기운이 한반도에 유입되며 예년보다 강한 추위가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기상청은 10일 대륙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면서 찬 공기가 유입되고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주말인 11일부터 전국이 영하권 추위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낮 기온도 중부지방에서 10도 이하, 남부지방에서 15도 이하에 머물고,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은 이번 주말 이달 들어 처음으로 영하 3도(11일), 영하 2도(12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철원은 주말 내내 영하 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초 수도권과 강원권에 추위가 집중됐다면, 주말에는 대전(영하 3도)과 전주(영하 1도)도 영하권에 들어가는 등 전남과 제주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파는 14일까지 이어지다가 15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따라서 기상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6일 ‘수능 한파’는 없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다만 수능 날 오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남권에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
주말 한파가 예고되며, 올 겨울 평년보다 더한 맹추위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엘니뇨’(동대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견줘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지속하는 현상) 등의 영향으로, 올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따뜻할 것이란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상청도 최근 ‘3개월(11~1월) 기상 전망 해설서’에서 올해 11월과 12월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각각 40%, 내년 1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현재 북극의 바렌츠-카라해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여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북극의 차고 건조한 기운이 한반도에 유입돼 강추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주홍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해빙 상태가 현재와 유사한) 지난해에도 12월 하순, 1월 하순에 북극에서 큰 한기가 내려오면서 전반적으로 기온 변동성이 엄청 컸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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