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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지금 기후위기 불러온 책임…미래 세대에 든든한 뒷배 돼야”

등록 2023-10-06 17:38수정 2023-10-06 17:49

노년 기후운동단체 60+기후행동 ‘신노년 선언’
노년 기후운동단체 ‘60+기후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남산 산림문학관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노년 선언’을 하고 있다. 김정수  기자
노년 기후운동단체 ‘60+기후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남산 산림문학관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노년 선언’을 하고 있다. 김정수  기자

“‘어슬렁 행동’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힘 보탠다.”

6일 오후 2시가 다가오면서 서울 남산 자락 산림문학관 강당으로 초로의 인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0여명 가량 되는 이들은 이곳에서 열리는 ‘60+기후행동’의 ‘신노년 선언’에 참석하러 전국에서 온 회원들이다.

60+기후행동은 기후위기를 초래한 당사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노년 세대가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 미래 세대 기후운동의 든든한 뒷배가 되자는 취지에 공감한 700여명의 뜻이 모여 만들어진 노년 기후운동단체다. ‘기후위기의 불을 끄는 119소방대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지난해 1월19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이들이 제안한 ‘어슬렁 행동’은 노년인 탓에 힘찬 목소리와 몸짓은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기후위기 상황이 벌어진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함께하는 것으로 힘을 보태는 행동을 말한다. 이를테면 국민연금을 상대로 탈석탄 투자 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청년들의 캠페인 현장에 나가 ‘어슬렁거리며’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등의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다.

60+기후행동은 이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생태문명 전환을 위한 신노년 선언’을 내놓으며 청장년에게 참견만하는 노년, 공경만 요구하는 노년이 아니라 ‘함께 새로운 세상의 주춧돌을 놓는 신노년’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 신노년 선언은 창립 후 두 번째 세계 노인의 날(10월1일)을 맞아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노년상을 제시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단체 나승인 상임대표는 “우리 세대는 쌓은 공적도 많지만 기후위기를 불러온 책임 또한 면하기 어렵다”며 “후배 세대들이 요구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공은 미련 없이 내려놓고 과는 스스로 떠맡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노년이 품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노년 선언문에서 60+기후행동은 기후위기의 원인을 “인류가 천지자연을 과도하게 수탈하고, 산업문명이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현실 정치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성취하지 못해왔기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산업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말고) 다른 길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시대 신노년의 상으로 △기후위기 현장에서 젊은이와 함께 외치고 행동하는 노년 △배움에 자만하거나 단념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노년 △물질뿐 아니라 유형무형의 경험과 지혜도 아낌없이 나누는 노년 △어린이와 청장년과도 거리감 없이 공감하고 연대하는 노년 등을 제시했다.

강남식 공동대표는 “나이가 60대 이상이면 20, 30대처럼 빠르게 모든 직접 행동에 참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속도보다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급하게 뛰어가기보다 어슬렁거리며 오래 활동하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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