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200조 부채’ 한전, 첫 정치인 출신 사장 선임…“뼈 깎는 구조조정”

등록 2023-09-18 17:55수정 2023-09-18 18:08

한전 임시주총 열어, 김동철 전 의원 사장에 공식 선임
김동철 전 의원이 18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김 전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였던 2018년 2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동철 전 의원이 18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김 전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였던 2018년 2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사상 초유의 200조원대 부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차기 사장으로 ‘에너지 비전문가’ 김동철 전 의원이 공식 선임됐다. 기획재정부 출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와 정치인(4선 의원) 출신 한전 사장 체제에서 처음 결정되는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18일 오전 전남 나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 전 의원을 제22대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산업부 장관의 제청 후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임기 3년의 한전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이 취임하게 되면, 1961년 한전 주식회사 발족 이후 62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사장이 된다.

에너지 분야의 경험이 없는 김 전 의원이 초유의 재무 위기에 빠진 한전의 구원 투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의 에너지분야 경력은 19대 국회 후반기(2014∼2015년)에 한전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했다는 것 정도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 평가기관이자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김 전 의원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정보가 부족하다며 한전 사장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이 한전 사장에 취임하게 되면, 부채 201조 4천억원(6월 말 기준)에 달하는 한전의 재무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한전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기준안(기획재정부 전망치)보다 각각 10%, 5% 상승할 경우, 2024년 회사채 발행 한도를 초과해 연말에는 ‘자본금+적립금’의 7.3배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가는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는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이와 관련 지난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전의 대규모 누적적자 문제를 풀려면 (전기)요금 조정이 근본 해결책일 것”이라면서도 “국민에게 그런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준 정도가 되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 선행 없이는 그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 후보자의 이런 말은,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비쳐졌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에너지정책학과)는 “당장 추석과 국정감사가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장관 후보자가 말한 대로 (한전의) 성의 있는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여당, 대통령실이) 요금 인상에 대한 동의를 해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요금 동결의 근거로 “(전기요금 산정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인)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미 상한선이라 바꿀 수가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연료비조정단가에 월 사용량 곱한 값)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 조정요금을 결정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미 연간 상한선인 ‘+5/㎾h’를 채워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 6월21일에도 3분기(7∼9월)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이날 정부에 4분기 전기요금 산정 요인을 담은 연료비 조정단가 내역을 제출했다. 이미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상한선을 다 채운 만큼, 산업부 장관이 오는 20일까지 이에 대한 별도 의견을 내지 않으면 한전은 21일 연료비 조정요금 동결을 발표하게 된다. 다만 정부가 전력량요금(사용전력량에 대하여 부과하는 요금)은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기에, 전기요금 인상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 올해 1분기(1∼3월) 전기 요금을 인상한 데 이어, 2분기를 한 달 넘긴 지난 5월15일에 2분기(4~6월) 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서울 도심에 10만 촛불…“윤석열 거부, 민주주의 망가질 것 같아” 1.

서울 도심에 10만 촛불…“윤석열 거부, 민주주의 망가질 것 같아”

“못 판 걸 어쩌라고”…과일 도매 10년, 오늘도 사장님한테 돈을 떼였다 [.txt] 2.

“못 판 걸 어쩌라고”…과일 도매 10년, 오늘도 사장님한테 돈을 떼였다 [.txt]

동덕여대 총학 “대학, 민주적 의사결정 실현하라”…5개 요구안 제시 3.

동덕여대 총학 “대학, 민주적 의사결정 실현하라”…5개 요구안 제시

내년 노인 공공일자리 110만개…내일부터 신청 접수 4.

내년 노인 공공일자리 110만개…내일부터 신청 접수

위성보다 정확한 바다거북…탄소 먹는 해초군락 찾아낸다 5.

위성보다 정확한 바다거북…탄소 먹는 해초군락 찾아낸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