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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덴마크 국대 소피가 ‘기후행동’ 월드컵 나선 까닭

등록 2023-08-30 16:00수정 2023-08-31 02:54

인터뷰| ‘소피 융에 페데르센
2023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선수 주도 ‘기후 행동 이니셔티브’를 진행한 소피 융에 페데르센(31) 덴마크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축구공을 들고 있다. 소피 융에 페데르센 제공.
2023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선수 주도 ‘기후 행동 이니셔티브’를 진행한 소피 융에 페데르센(31) 덴마크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축구공을 들고 있다. 소피 융에 페데르센 제공.

“세상을 혼자 구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세상을 구하는 일에) 기여할 수 있고, 또 기여해야 해요. 저는 축구를 통해 기후 문제를 얘기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덴마크 여자축구 국가대표 소피 융에 페데르센(31)은 올해 축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수 주도 ‘기후행동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선수다. ‘기후위기 대응’은 페데르센을 더 나은 축구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내가 잘 뛰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기후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를 전달할 수 있지 않겠어요.”

‘2023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3일, 축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수 주도 기후행동 이니셔티브가 발표됐다.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덴마크·캐나다·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 국가 44명의 선수가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한 항공편이 배출하는 탄소를 계산해 그 금액만큼 자연보호 프로젝트에 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캠페인을 주도한 페데르센은 지난 23일 한겨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로 축구 선수들이 국제 경기를 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할 때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고, 기후 친화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페데르센은 2022년 여름, 월드컵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하는 만큼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는 기부금을 마련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기후 프레젠테이션자료를 직접 만들어 당시 소속팀인 유벤투스와 덴마크 국가대표팀에 제시했다.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동료들의 호응에 힘입어 비영리 축구단체 ‘커먼 골’과 ‘풋볼포퓨처와 함께 본격적 캠페인 준비에 나섰다.

페데르센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경기장을 달리며 직접 기후위기 대응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명의 선수들이 (프로젝트에) 더 참여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어둠을 밝히는 빛’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현재 선수들이 월드컵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이용한 항공편이 배출한 탄소량은 계산 중이다. 그가 불을 당긴 이후 기후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선수들이 늘어, 최종적으론 50명 안팎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페데르센은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유치하는 곳을 결정할 때 ‘지속 가능성’이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대회 개최지를 선정할 때 항공 이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리그 경기 때도 한 팀이 시즌당 항공으로 이동하는 횟수를 규정으로 정해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9년 덴마크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COP15)였다. 그는 “평소 아프리카 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당시 총회를 통해) 기후 변화에 책임이 적은 나라들이 오히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알게 되고 나니, 기후 대응과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정치에 참여하는 단체를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적 실천으로 채식을 하고, 녹색 전환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하며, 중고 의류를 입는다. 이런 그를 보며 동료들은 “기후 소피”라고 부른다고 한다.

페데르센은 마지막으로 누구나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에 영광을 느끼지만, 더 큰 시야로 보면 축구는 그저 축구”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생명과 관련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는 매우 중요하다”며 “저는 축구를 통해 기후 문제를 알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위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인터뷰 후기>

“최근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그 여성들에게 한마디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페데르센은 이런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나가서 해보세요. 누구나 축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훌륭한 국가대표팀이 있습니다. 축구는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팀워크의 가치와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또한 최고의 운동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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