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정책브리핑실에서 우진규 통보관이 태풍 예상 경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중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초속 35m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카눈이 오늘 저녁 북서쪽으로 방향을 튼 뒤, 일본 가고시마를 동편에 두고 북진을 계속하면서 10일 오전 9시께 부산 남서쪽 90㎞ 해상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로 인해 9~11일 전국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상륙 시 카눈의 강도를 ‘강’ 수준으로 예상했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 44㎧ 미만으로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다. 특히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사람이 걷기 힘든 정도의 매우 강한 바람과 ‘물폭탄’ 수준의 비가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경상권 해안은 9~11일 사이 예상 최대 순간풍속 40㎧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 수준의 바람에선 차량이 통상적인 속도로 운행하기 힘들고, 사람이 무언가를 붙잡지 않으면 실외에서 서 있을 수 없다. 9~10일 강원 영동 지방 일부는 500㎜ 이상, 경상 동해안과 경상 서부 내륙 지역은 300㎜ 이상 많은 비가 예상된다.
다만 태풍이 이 정도의 기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 규슈 지방의 높은 지형에 막히면서 태풍이 세력을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은 29도에 육박하는 수준이라, 따뜻한 해수면 온도에 의해 세력을 다시 발달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쪽 지역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반도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와 태풍이 몰고 올라오는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서쪽에서 대기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돌풍,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에도 9~10일 50~100㎜의 비가 내리고, 15~25㎧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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