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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지금 괜찮아 보여도…젠가 무너지듯 생태계 붕괴한다

등록 2023-02-26 16:36수정 2023-02-26 19:47

사상 최대 ‘페름기 대멸종’ 분석했더니, “현재는 생태계 붕괴 직전”
아마존강 등 열대우림에서 농경지와 방목지를 위한 토지개간으로 수많은 종이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다.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 지구가 불에 타고 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아마존강 등 열대우림에서 농경지와 방목지를 위한 토지개간으로 수많은 종이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다.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 지구가 불에 타고 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나무 블록으로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나씩 번갈아 블록을 빼는 젠가 게임을 떠올려보자. 몇 개를 뺐을 때는 무너지지 않지만, 핵심적인 블록이 빠지면 와르르 무너진다.

지구 생태계도 어느 순간 특정 지점에 이르면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 약 2억5200만년 전에 있었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PTME) 사태를 연구한 결과, 생물다양성의 급속한 붕괴는 더 파괴적인 생태계 붕괴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구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 특히, 약 2억5200만년 전에 있었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은 시베리아의 초화산이 분출하면서 지구 생명체의 95%를 날려버린 최대의 멸종 사건이었다.

과학자들은 ‘제6의 대멸종’이라고 불리는 현재의 생물다양성 손실 속도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때보다 빠르다며, 이 지질시대의 멸종 양상을 연구해왔다.

유안젠 후앙 중국지리과학대 교수와 마이클 벤턴 영국 브리스틀대 교수 등 국제연구팀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전후의 중국 지역의 해양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었다.

연구팀은 “먹이그물 모델과 해양 고생물군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봤더니, 생물종 다양성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첫 번째 멸종 단계에는 군집 안정성이 약간 감소했지만, 각 종이 생태계 내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역할을 맡은 마지막 종이 멸종하자, 생태계는 급속히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 두 번째 멸종 단계 때에는 군집 안정성이 극적으로 감소하며, 생태계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의 피터 루프나린 박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지구온난화나 해양 산성화 같은 환경 교란이 발생했을 때 저항력을 강화하는 생태계가 사라져 갑작스러운 생태 붕괴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벤턴 교수는 “이번에 분석한 중국의 화석 발견지는 과거의 먹이그물을 재구성하기에 완벽한 조건”이라며 “암석을 통해 정확한 연대 측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열파와 해양 산성화, 해저 산소 부족 등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위기를 단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종이 사라지다가 어느 지점(티핑 포인트)에 이르면 생태계가 붕괴한다는 가설을 과거 최대 멸종 사건인 페름-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시대의 화석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또한, 야생보전 정책이 특정 종의 멸종을 막는 데에만 주력할 게 아니라 한 종이 다른 종과 어떤 관계를 맺고 생태계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주저자인 유안젠 후앙 교수는 “현재 우리는 과거 어떤 대멸종 사태 때보다 빠른 속도로 종을 잃고 있다”며 “대멸종의 첫 번째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하는 티핑 포인트를 예측할 수 없지만, 생물다양성 손실을 되돌리지 않으면 티핑 포인트는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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