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8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달팽이 모양 대형 풍선으로 현대차의 수소사회 비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들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는 인도네시아의 광물자원 생산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도 이를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으로 홍보한 현대자동차를 향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등 9개 국제·인도네시아 환경단체들은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현대차를 향해 “석탄발전으로 생산될 알루미늄을 ‘저탄소 알루미늄’으로 홍보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다로미네랄을 통한 알루미늄 조달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아다로미네랄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광물자원 생산 기업이다.
지난해 11월13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자동차가 아다로미네랄과 알루미늄 공급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앞서 지난해 11월 현대차는 아다로미네랄과 알루미늄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아다로미네랄이 생산하게 될 저탄소 알루미늄을 현대차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저탄소 알루미늄은 현대차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다로미네랄은 지난해 9월 알루미늄 제련소 가동을 위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단체들은 “아다로미네랄에서 생산할 알루미늄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통해 생산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현대차의 저탄소 알루미늄 주장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나빌라 구나완 ‘마켓포시스 인도네시아’ 캠페이너는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생산된 알루미늄을 사용하면서 이를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방식이라고 말한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또 이는 현대차의 2045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매튜 그로치 ‘마이티 어스’ 선임 책임자는 “석탄발전소는 평균 46년 가동할 수 있다. 현대차가 아다로미네랄의 더러운 알루미늄에 의존한다면 친환경 전기차를 생산하고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현대차가 스스로 내건 탄소중립 약속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석탄을 연소해 생산될 알루미늄을 구매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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