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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삼성전자 기후 대응 전략, 글로벌 기업 중 최하위권”

등록 2023-02-13 17:29수정 2023-02-13 19:15

독일 비영리단체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 2023’ 보고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 부문장이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시이에스(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2022년 1월4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 부문장이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시이에스(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2022년 1월4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 대응 전략에 관한 조사에서 삼성전자가 최하위권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공급망과 상품의 사용·폐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3) 감축 계획과 단기 탄소 감축 전략을 내놓지 않았고, 공개한 자료의 투명성도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독일 비영리단체 신기후연구소(NCI)와 탄소시장감시(CMW)는 13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 2023’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24개 글로벌 기업의 기후 대응 전략을 평가해 보고서에 담았다. 모니터링 대상은 철강, 자동차, 전자 등 주요 8개 산업 부문별로 2021년 연매출 상위 3개 기업이다. 세계 500대 기업 총 수익의 약 10%를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데, 이들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전세계 배출량의 약 4%(약 2.2기가톤)에 이른다. 이들 단체가 관련 보고서를 낸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최하위권인 ‘매우 낮음’ 평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신환경 경영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디엑스(DX·생활가전과 IT모바일 부문) 부문에서 우선적으로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전세계 사업장에서 탄소중립과 알이(RE)100을 달성하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최하위 평가를 받은 첫번째 이유는 상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접 배출(스코프1)과 사업장에서의 전력 사용 등을 통한 간접 배출(스코프2)만 탄소중립 목표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상품 생산 외에 공급망(협력업체·물류 등 과정)에서와 상품 사용부터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온실가스 배출(스코프3)에 대한 내용은 탄소중립 목표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신환경 경영 전략 발표 당시 “향후 기타 간접배출(스코프3) 중장기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공급망, 자원순환, 물류 등에서 다양한 감축과제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때 2021년 기준 1700만여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들은 “1700만톤 감축이 의미하는 것은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가치 사슬 총배출량의 14%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1700만여톤은 스코프1·2만 포함한 것이고, 스코프3는 빠진 것이라는 평가다.

자료 공개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 신기후연구소 등은 “삼성전자는 2021년 1억43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지만 일반에 공개되는 문서에는 전체 배출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어 “스코프3 배출량은 삼성전자 2021년 전체 탄소배출량의 86%를 차지하고, 이 내용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웹사이트에 등록해야만 제한적으로 접근 가능한 문서에서 확인된다”며 “삼성전자가 대중에 공개되는 지속가능 전략에서 전체 탄소배출량을 밝힌다면 투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또 2030년까지의 단기 감축 전략이 불충분하다는 점도 ‘매우 낮음’ 평가의 이유로 꼽혔다. 보고서 저자들은 삼성전자가 대다수 배출원에 대한 배출량 감축 방안을 제시했지만, 단기적인 실천 방안은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생산 과정에서의 직접 배출량(스코프1)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 처리시설과 반도체 라인에서의 탄소 포집을 포함한 신기술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공급망(스코프3) 부문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폐전자제품 수거 시스템을 확대하고, 수거 배터리의 광물을 재사용하며, 재활용 수지를 사용함으로써 자재 재활용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 저자들은 “이런 방안 중 상당수는 적용 범위와 예상 배출 감축량에 대한 세부 정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2030년이나 그 이후에 시행될 예정이고 단기 계획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잣대 등으로 글로벌 24개 기업을 평가한 결과, ‘매우 낮음’ 평가를 받은 기업은 4곳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 프랑스의 글로벌 소매업체 까르푸, 브라질의 육류 가공업체 제이비에스(JBS) 등이다. 아마존·폭스바겐·펩시콜라·메르세데스 벤츠 등 15개 기업은 바로 윗 단계인 ‘낮음’ 평가를,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8개 기업은 그 윗 단계인 ‘보통’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만 유일하게 기후 대응 전략에 있어 ‘합리적’이라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를 쓴 저자들은 “머스크는 2022년 1월 2040년 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0) 목표를 발표했고, 최근 이 목표에는 2020년 수준보다 90%까지 스코프 1·2·3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했다”며 “머스크의 감축 약속은 해양부문에 대한 벤치마크(탄소 감축 기준)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머스크는 2030년까지 전체 해양 화물의 25%를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녹색 연료로 운송하기로 약속하고 있다. 이는 2030년까지 해양 연료의 5~17%가 (탄소) 무배출 연료가 돼야 한다는 과학적 벤치마크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기업의 기후 대응 약속이 가속화되고 접근 방식이 세분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나 감독은 전반적으로 부족해짐에 따라 실제 (기업들의) 기후 리더십과 입증되지 않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구별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며 “기업의 기후 대응 조처는 (지구 기온 상승폭) 1.5도에 맞춰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정부의) 충분한 하향식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와 주주의 기대는 기업의 기후 대응 행동 강화의 주요 동인이 됐다”며 “이 중요한 상향식 압력 메커니즘을 촉진하려면 (기후 대응) 기업 전략이 투명하고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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