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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열 받은’ 바다…1년간 1초당 1.5ℓ 주전자 7억개 끓일 열 추가

등록 2023-01-11 17:00수정 2023-01-11 17:07

미·중 등 세계 16개 연구기관 참여 분석결과
“지난해 지구 바다에 열 10제타줄(ZJ) 늘어나
탄소중립 도달 때까지 바다 가열 계속될 것”
지난해 수심 2000미터까지의 지구 바다에 증가한 열 용량이 10제타줄(ZJ)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0제타줄은 초당 1.5리터짜리 물주전자 7억개를 끓일 수 있는 에너지다. 리징 쳉(중국 과학원) 제공
지난해 수심 2000미터까지의 지구 바다에 증가한 열 용량이 10제타줄(ZJ)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0제타줄은 초당 1.5리터짜리 물주전자 7억개를 끓일 수 있는 에너지다. 리징 쳉(중국 과학원) 제공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전 세계 바다에 초당 1.5리터짜리 물 주전자 7억개를 끓일 수 있는 열이 추가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 과학원(CAS)과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세계 16개 연구기관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11일 과학저널 <대기과학 어드밴시스(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에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1950년대부터 해양의 열 용량을 지속적으로 관측해 온 중국 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IAP)와 미국 해양대기청 환경정보센터(NCEI)의 데이터 세트를 종합 분석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로 해양 열 용량의 기록적 증가가 이어져 지난해 수면에서부터 수심 2000미터까지의 지구 해양에 10제타줄(ZJ)의 열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줄(Joule)은 일과 열의 단위로, 제타줄은 줄 뒤에 0이 21개 붙은 것이다. 지난해 증가한 해양 열 용량 10제타줄은 쉽게 말해 1테라줄(TJ), 즉 1조줄의 100억배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논문 소개 자료에서 이 열 용량이 2021년 세계 전력 생산량 2만8466테라와트시(TWh)와 같고, 1년 동안 매 초 1.5리터짜리 물 주전자를 7억개 끓일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바다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집중적으로 받아내는 곳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1년 발표한 제6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과학적 근거 편)에서 지구 기후시스템 온난화 가운데 해양 온난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91%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렇게 해양 열 용량이 증가하는데 따른 바닷물의 열 팽창이 1971~2018년 이뤄진 해수면 상승 원인의 50%를 점유한다고 밝혔다. 빙하와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든 것이 해수면 상승에 기여한 부분은 각각 22%와 20%에 불과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 케빈 트렌버스 박사는 논문 소개 자료에서 “(해양 열 용량의 증가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은 더 잦은 가뭄으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고, 다른 지역은 종종 따뜻한 바다에서 증발량이 늘면서 폭우에 따른 대규모 홍수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또 해양 열 용량 증가가 이처럼 극한 기상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문 순환의 강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바다에서 산소 손실을 유발해 생태계에도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양 열 용량의 증가는 염도 증가로 이어지고, 나아가 바다에서 물이 잘 섞이지 않는 층을 형성해 해양과 대기 사이의 탄소와 산소 교환 방식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를 보여주는 이른바 ‘하키 스틱’ 그래프로 유명한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도 이 연구에 참여해 “인간의 탄소 배출로 인한 열의 대부분을 바다가 흡수하고 있다”며 “우리가 ‘순 배출 제로’(탄소중립)에 도달할 때까지 바다 가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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