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겨울 철새 101종 약 156만 마리가 확인됐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환경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을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사흘간 겨울 철새 서식 현황 조사를 한 결과, 겨울 철새 101종 약 156만 마리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환경부는 겨울 철새의 전국 분포 경향을 파악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응하기 위해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매달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센서스)’를 하고 있다.
이달 조사결과, 전체 겨울 철새 수는 전월인 11월에 견줘 약 13만 마리(9%)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약 4만5천마리(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 전파 가능성이 큰 오릿과 조류(오리·기러기·고니류)는 전월 대비 약 16만 마리(15%), 전년 동기 대비 약 2만5천마리(2%) 증가했다. 집중 분포 지역은 금강호, 영암호, 동진강, 만경강 하류 등 전북 서해안 지역과 전남 서·남해안 지역이다.
최근 일본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 중 일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영향으로 폐사했고, 이를 피해 일부 개체들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환경부는 흑두루미 도래 현황도 파악했다. 흑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대부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 흑두루미는 총 6700여 마리 확인됐다. 순천만(4437마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됐고, 이어 간월호(1055마리), 여자만(685마리), 광양만·갈사만(285마리), 고흥호(105마리) 등의 순이었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일본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흑두루미를 포함해 지난달 21일 순천만에서 흑두루미 9800여 마리가 관찰됐지만, 이후 일부 개체는 일본으로 다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개체들은 순천만을 중심으로 분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겨울 철새가 북상하는 내년 2~3월까지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환경부는 상시 예찰(미리 살펴봄) 대상 철새도래지 87곳에 대해 주 1회 이상 예찰을 통해 철새도래지 출입통제 관리, 시료 채취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지역에 대해서는 주 3회 이상 특별 예찰을 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조류인플루엔자 검출 건수는 69건으로 전년 동기(9건)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겨울 철새는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수는 월등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예방을 위해 가급적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소독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폐사체 발견 즉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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