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인 지난달 20일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남천교 인근에서 시민들이 산책하며 가을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말임에도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이상고온’이라 불린 지난달 전국 평균 최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지방 누적강수량(1월∼11월)은 역대 다섯번째로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이 7일 발표한 ‘2022년 가을철(9~11월) 기후분석 결과’를 보면,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16.5도로 평년(1991∼2020년) 대비 2.9도 높아 전국적으로 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년 이래 11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21도)도 역대 2위로 조사됐다. 실제 11월 중순인 11일(서울 22.1도), 12일(강릉 26.5도, 대전 25.3도)에도 일 최고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었다.
11월 전국 평균기온은 9.6도로 평년 대비 1.3도 높아 역대 4위를 기록했다. 9∼11월 전국 평균기온은 14.8도로 평년보다 0.7도 높아 역대 9위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9월 중순에는 태풍 ‘무이파’와 ‘난마돌’로부터 더운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크게 올랐고, 11월 중·하순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한 가운데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낮 기온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11월 전국에서 기록된 일최고기온들의 평균이고, 11월 전국 평균 기온은 11월 전국에서 기록된 일평균기온의 평균을 의미한다.
올가을 첫눈은 11월 중순 고온으로 인해 평년보다 약 10일가량 늦은 11월 말경에 관측됐다. 서울은 평년 대비 9일 늦은 11월29일, 대전은 10일 늦은 11월30일에 첫 눈이 내렸다. 반면 10월 중순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서울은 10월18일(평년보다 10일 빠름), 광주는 10월19일(17일 빠름)에 이른 첫서리가 관측됐다.
9∼11월 전국 강수량은 290.9㎜로 평년(216.9~303.7㎜)과 비슷했지만, 남부지방 누적강수량(1월∼11월)은 906.5㎜(평년의 69.0% 수준)로 역대 하위 5번째를 기록했다. 9~11월 중부지방 강수량은 346.3㎜(평년대비 133.8%), 동해안 강수량은 537.0㎜(158.3%) 등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9월 상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중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수증기의 수렴이 강화돼 많은 비가 내렸다”며 “10월 상순에는 정체전선을 동반한 저기압 영향으로 중부지방에, 11월 하순에는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9∼11월 남부지방 강수량(249.8㎜)은 평년(207.0~290.8㎜)과 비슷했지만, 비가 많이 내려야 할 시기인 여름철과 봄철에도 비가 적게 내려 남부 일부 지역에는 가을철까지 가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11월까지 광주 강수량과 강수일수는 739.3㎜(평년 대비 55%), 79일(평년대비 -31.7일)에 그쳐 모두 최하위를 나타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올가을 동해안에는 태풍 등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렸고, 남부지방은 가뭄이 지속되는 등 지역 간 강수량 차이가 컸다”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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