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하면 일회용 택배상자를 이용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74%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하면 일회용 택배상자를 쓸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74%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택배상자 폐기물 감량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범사업에는 씨제이이엔엠(CJ ENM), 컬리, 농협경제지주 등 유통기업 5개사와 에프엠에스코리아 등 물류기업 3개사가 참여했다. 각 유통기업의 배송망을 통해 택배상자를 회수해 다시 쓰는 방식으로, 물류기업은 택배상자를 세척하고 공급했다.
환경부가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1년간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해 분석한 결과, 경제성은 낮으나 환경성과 자원순환성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 시 유통기업 5개사 평균 배송원가는 4512원으로 일회용 택배상자(4343원)보다 169원(3.9%) 비쌌다. 다회용 택배상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회당 213gCO2e(이산화탄소 상당량)로 일회용 택배상자(835.1gCO2e/회)보다 평균 74.49%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기물 발생량은 다회용 택배상자(4.3g/회)가 일회용(610g/회)에 견줘 99.3% 낮았다.
시범사업에 사용된 다회용 택배상자. 환경부 제공
다회용 택배상자에 대한 사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대부분은 다회용 택배상자가 일회용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폐기물 감량 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폐기물협회가 지난 7월13일부터 17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356명 중 294명(82.6%)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일회용보다 보온, 보랭 등 성능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89%(317명)는 다회용 택배상자가 폐기물 감량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34.8%(124명)만 동의했고, 미반납을 예방하기 위해 보증금을 납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33.7%(120명)만 찬성했다. 환경부는 “경제성과 회수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 보관·이송 과정에서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 택배상자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내년 상반기 중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사업으로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 제작, 세척·집하시설 설치 등 초기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