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 2A호가 29일 오후 2시10분에 촬영한 한반도 주변 영상.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뚜렷이 보인다.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30일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영향으로 새벽에 서쪽에서 시작한 비가 아침에 전국으로 확대된 뒤 3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현재 서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변동에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29일 “중국 내륙에는 티베트고기압, 동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하고 우리나라 남쪽에도 작은 고기압이 위치해 북쪽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가 내려오는 통로가 형성된 상태에서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는 선을 따라 작은 저기압들이 발달하고 있다. 30일께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는 30일 새벽 서쪽에서 시작해 아침녘에 전국으로 확대된 뒤 31일 새벽 서쪽에서 그치기 시작해 오후에는 전국이 모두 갤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전북북부, 경북북부, 서해5도, 울릉도·독도 30~80㎜(많은 곳 경기남부, 강원남부, 강원중·북부 산지, 충청북부, 경북북동부 120㎜ 이상) △전북남부, 호남, 경북남부, 경남, 제주 5~40㎜이다. 기상청은 “특히 비가 집중되는 시기와 지역은 아침과 낮 사이에는 수도권, 오후부터 밤 사이에는 충청북부와 경북북동부, 오후부터 31일 새벽까지는 강원지역으로, 시간당 30㎜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28일 밤 일본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29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85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27m, 강풍반경 230㎞의 강도 ‘중’ 태풍으로 발달해 시속 33㎞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힌남노’는 라오스가 제출한 이름으로 국립보호구역 명칭이다.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가 3일 오전 9시께는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39m, 강풍반경 350㎞의 강도 ‘강’ 태풍으로 강해진 뒤 시속 9㎞의 속도로 서남서진해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10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예측모델마다 태풍 힌남노의 경로를 다소 달리 예측하고 있고,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변동에 대해서도 예상들이 엇갈려 태풍의 진로가 불확실한 상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가장 큰 변수는 태풍 힌남노 아래쪽에 위치한 열대요란과의 상호관계로, 영국모델(UM)은 두 세력이 별도로 움직이는 것으로, 유럽모델(ECMWF)은 두 세력이 합쳐지는 것으로 모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경우에도 태풍이 대만 동쪽까지 진출하는 것에는 두 모델이 일치하지만 이후 경로에 대해서는 다시 다른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모델은 티베트고기압 세력이 강해져 그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이 대만을 지나 중국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유럽모델은 티베트고기압이 약해 태풍 힌남노가 3일께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한국과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태풍 힌남노가 대한해협을 통과할 경우 태풍의 오른쪽 사면으로 남쪽에서 고온다습 공기가 올라와 기존에 머물고 있는 한랭건조한 공기와 부닥치면서 강한 구름대가 발달할 수 있다. 현재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의 중기예보에 비가 오지 않는 것으로 돼 있지만 3~5일 남부지방에 강수가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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