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애벌레.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고와 관련해 환경부가 사과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매년 하는 실태점검의 실효성을 강화하겠다”고 19일 밝혔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684마리의 유충이 발견됐다. 수돗물 생산계통에서 315마리, 배수지에서 34마리, 소화전에서 335마리다.
정수된 물이 모인 정수지에서는 이틀 연속(17~18일)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이어 석동정수장 물을 받는 가정집 등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은 모두 12건으로 이 가운데 2건이 실제 유충으로 확인됐고, 나머지는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7월 수돗물 유충 의심 신고가 접수된 김해시 덕산정수장을 부산시 관계자들이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유충 일부가 수도관로 벽체에 부착돼 있다가 떨어지면서 검출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중여과망을 설치하고 세척하는 등 유충을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건의 유충 민원이 발생한 경기 수원에서는 광교정수장과 공급계통 20개 지점을 모니터링한 결과, 현재까지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사는 깔따구 유충은 최근 들어 높은 기온과 많은 비로 왕성하게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다음 달 8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돗물에 유입된 깔따구가 관로 상에서 증식해 수돗물 공급 과정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음용은 자제하고 최대한 주의해서 세수나 샤워를 해달라”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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