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같은 날씨를 보인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꽃의 계절을 넘어 신록의 계절을 느끼기 위해 현장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에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5월 하순 날씨를 보이다 다음주 월요일 큰비가 온 뒤 기온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1일 “제주도와 남해안은 제주도 남쪽해상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벗어나고, 22일에는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차차 벗어난 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겠다. 이 영향으로 제주와 남해안에는 오후에 전남동부 남해안과 경남 해안, 제주에는 5㎜ 안팎의 비가, 22일 오전에는 서울·인천·경기와 강원내륙·산지에 5㎜ 미만의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비는 강수량은 적지만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돌풍과 함께 요란하게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덧붙여 설명했다.
또 이날 오전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이날 밤부터 22일까지 강원 영동과 경북북동 산지, 경북북부 동해안에는 초속 10~16m(순간풍속 초속 20∼25m 이상)의 강풍이 불어 산불 등 화재 발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3∼24일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서쪽에서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기압계 사이로 따뜻한 기류가 유입돼 기온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고서저의 기압계 영향으로 주말과 휴일 기온은 평년 대비 3~6도 높아 낮 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면서 5월 하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23일 예상 낮 최고기온은 26도로, 평년값(1991∼2020년 30년 평균)으로는 5월30일(26.1도)과 같은 수준이다. 하늘에는 구름도 거의 없는 상태여서 강한 일사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다음주 초인 25일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관통해가며 강한 수증기가 유입돼 구름대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저기압이 빠져나간 뒤로 북서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구름대가 다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는 25일 오전에 호남에서 시작돼 오후에 전국으로 확대됐다가 26일 새벽 서쪽부터 갤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휴일 따뜻한 날씨에 서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된 상태여서 강수량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상강수량은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30∼80㎜(많은 곳 100㎜ 이상), 중부지방은 5∼40㎜이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25일 밤∼26일 새벽 차고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하층의 기온이 지역적으로 15도 안팎까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말·휴일의 고온 현상에 이은 기온 하강이어서 체감으로는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어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원 산지 등 고지대에서는 작물의 냉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또 매우 강한 바람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파손과 해양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후 다음주 후반까지는 평년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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