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1월21일 오후 남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연합뉴스
정부가 2019년 겨울부터 시작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올해도 이어간다. 3번째다. 코로나19로 기존의 미세먼지 저감 중장기 목표는 넉넉하게 달성 중이지만, 국내 미세먼지 배출 가능성을 낮추고 중국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간다는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7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열어 올해 12월~내년 3월말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을 위한 ‘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평소보다 미세먼지 배출 저감과 관리 조치를 시행해 겨울철이면 심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제도로, 이번이 3번째로 2019년 12월부터 시행했다.
수송·산업·발전·생활 모든 분야서 배출 저감 노력
정부는 이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도 공공분야가 선도적으로 감축하고, 수송·발전·생활·농업 부문별 감축을 강화하고 한·중 협력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생성물질 감축 목표는 지난해 성과였던 2만3천여톤보다 보다 높은 2만5천800톤으로 설정했다.
산업 부문에서도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전국 297개 대형 사업장이 자발적 감축 목표를 2차보다 강화하고 이행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석탄화력발전소는 다음달부터 다음해 2월까지 전체 53기 발전소 중 8~16기가 가동을 정지하고, 3월 이후 계획은 2월말에 정한다. 정부는 올해 4월 삼천포 2기를 폐지했고 12월 호남 1·2호기를 폐지한다.
또 전국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 제한을 확대해 시행한다.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등 5대 항만에서 시행 중인 선박저속운행프로그램 참여율을 60%로 확대한다.
지하역사 등 다중이용시설 4천곳의 실내공기질을 집중점검한다. 도로청소차를 확대 운영한다. ‘에어코리아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해 미세먼지 농도, 고농도 상황별 행동요령, 부문별 대책 추진현황, 불법배출 신고 등 시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영농폐기물 재활용 처리 시설도 확충한다.
정부는 “한·중 협력을 내실화한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고위급 직통회선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음해 3월에는 양국이 ‘청천(푸른하늘) 계획’의 이행계획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국내 발생·대기 정체·중국 영향 등으로 발생
‘임기 중 국내 미세먼지 30% 감축’ 공약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미세먼지특별법을 제정한 뒤 2019년 2월부터 민·관합동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의 중장기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10월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계절관리제를 2019년 겨울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률과 차량 이동률이 줄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26㎍/㎥에서 지난 1~10월 평균 17㎍/㎥로 33% 개선되는 등 목표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정부는 “기상여건, 국외 유입, 국내배출의 복합작용으로 발생하며, 특히 겨울철은 (대류가 적게 일어나) 대기오염물질이 이동하는 수직 거리(대기혼합고)가 낮아져 미세먼지의 확산이 어렵고 한반도에 고기압이 지속될 경우 미세먼지 정체, 누적으로 언제든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이 2019년 11월20일 공동으로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보고서’ 주요 내용을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한국 서울·대전·부산 총 3곳에서 측정·분석해 산출한 결과, 한국에서 발생하는 연평균 초미세먼지 기여율은 한국 자체적 발생이 51%, 중국 32%, 일본 2%, 기타 15%였다. 평균 기여율만 공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고농도인 상황에서의 기여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바다를 건너오며 수분을 품은 뒤 한국에서 자체 발생한 배기가스를 만나 더 위험한 초미세먼지로 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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