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은 14일 “제주도 서귀포 인근 바다에서 자생생물인 ‘연산호유리망둑’(가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온몸이 반투명해 주변 조형물 사이에 숨어있으면 발견하기 힘들어 ‘잠복의 명수’로 불리는 ‘유리망둑’과 ‘해송투명새우’ 등 37종의 자생생물이 제주도 서귀포 인근 바다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미탐사 서식지 대상 동물자원 조사 및 발굴’ 연구사업과 ‘미개척 무척추동물 조사 및 발굴’ 연구 사업을 각각 진행해왔다. 이 사업을 통해 제주도 서귀포 남단 수심 30~100m 지역을 중심으로 자생생물 37종을 찾아냈다.
새로 발견된 37종에는 국외에 보고된 사례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 없는 미기록종과 그동안 그 존재가 전혀 보고된 바 없던 신종이 포함됐다. 생물군 별로 보면 절지동물이 17종으로 가장 많았고 연체동물 6종, 환형동물 6종, 태형동물 3종, 극피동물 3종, 어류 2종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연구를 통해 제주도 서귀포 인근 바다에서 발견된 ‘해송투명새우’(가칭).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미기록종인 ‘연산호유리망둑’(가칭)과 ‘해송투명새우’(가칭)은 반투명한 몸을 가져 숙주와 구분하기 힘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 산호과 및 해송과와 공생 관계로, 국립생물자원관은 공생생물 간 연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심층 연구를 추진 중이다. 갯지렁이류 2종, 새우류 2종, 요각류인 필로포도사일러스류 1종 등 5종은 현재까지 보고된 적 없는 신종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올해 안으로 국내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자생생물 37종의 학명을 국가생물종목록에도 추가한다. 또 이번 연구·조사를 통해 발굴된 자생생물종의 표본을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에 연구 보존하고 향후 필요한 경우 관련 연구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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