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버려질 뻔한 폐기물을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업사이클링 영역이 식품 분야로 확장해 눈길을 끕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음식 업사이클 전문 기업인 리하베스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맥주박’을 이용한 식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맥주박은 맥주를 만들 때 쓰는 보리에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인데요. 부산물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맥주박도 식이섬유와 단백질 같은 영양분이 풍부한 식재료입니다. 리하베스트는 이 맥주박을 이용해 만든 그래놀라와 에너지바를 선보였습니다. 김도희 리하베스트 본부장은 “향후에는 맥주박 가루를 재료로 한 단백질쉐이크 등 더 많은 식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 4편 영상 갈무리
맥주박 가루를 이용해 피자를 만드는 식당도 있습니다. 피자전문점 아노브의 피자 도우는 리하베스트에서 개발한 맥주박 가루를 이용해 만들어졌는데요. 업사이클링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찾아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라현진 아노브 대표는 “요즘에는 맥주박 때문에 식당을 찾아와서 먹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친환경적인 가치를 갈구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외에서도 업사이클링 식품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업체 ‘워터멜론워터’는 못 생겼다며 상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수박으로 주스를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또 다른 미국 식품업체 ‘리뉴얼밀’은 두부나 귀리우유 같은 곡물가공식품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한 쿠키믹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밖에도 콩물을 이용한 치즈나 버려질 뻔한 바나나로 만든 과자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식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음식 업사이클링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간한 ‘2021 식량낭비지수 보고서’를 보면, 2019년에 세계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약 9억3000만톤에 달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식량 손실과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집니다.
음식물 찌꺼기에서 탄생한 음식들의 맛은 어떨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업사이클링 음식을 만나볼 수 있을지, 9일 공개된 <제로웨이> 4편 영상에서 확인해보세요.
Q. 제로웨이는?
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1인분 음식 배달에 일회용기 3~4개가 같이 오고 택배 주문 뒤엔 형형색색의 비닐 포장재가 남습니다. 한바탕 분리배출을 마치면 착잡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러려고 돈을 쓴 건 아닐 텐데 말이죠.
그래서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 기업들은 왜 이렇게 화려한 제품 포장을 하는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결국 어디로 갈지, 당장 오늘의 쓰레기를 잘 처리할 방법은 무엇인지... 숱한 물음표가 찍힙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는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소비-사용-폐기’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법, ‘제로웨이스트 사회’로 향하는 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쓰레기로 씨름하던 분들에게 매주 목요일 <제로웨이>가 찾아갑니다. 여러분의 의견도 기다립니다. zeroway.zerowas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