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북한보다 4%, 지구평균보다 13%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접한 북한이나 지구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28일 “새로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한국과 북한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2000∼2016년 동안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가 북한과 지구평균보다 각각 연간 0.09ppm(4%), 0.27ppm(13%)만큼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정 교수팀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일으키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모델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경제 성장에 따른 배출량 변화, 산림 식생의 탄소흡수 및 토양호흡을 통한 탄소배출, 해양 물리 및 생지화학과정,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대기 수송에 따른 원거리 효과 등을 진단해 한국과 북한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에 기여하는 인자들의 기여율을 정량적으로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한국과 북한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의 동쪽(풍하층)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률이 더 큰 이유는 북한은 자연생태계의 이산화탄소 흡수량 증가와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소로 탄소중립에 가까워지는 반면, 한국은 자연생태계 이산화탄소 흡수량보다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지만 북한은 석탄수출 증가로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결과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분야 전문 국제 학술지 <카본 밸런스 앤 매니지먼트> 7월호(온라인)에 게재됐다.
정수종 교수는 “연구 결과를 보면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억제를 위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구조 변환을 통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시급히 줄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