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는 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우산 쓴 시민들이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부터 장마는 ‘국지성 소나기’로 모습이 다소 달라진다. 12일 무렵부터 폭염이 예상된다. 그러나 기상청은 장마의 끝, 폭염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예보하지는 않았다.
8일 오전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기상청은 8일 이후 장마는 국지성 소나기를 중심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이 남하하고 몽골 등 내륙을 중심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면서 지금까지의 강수 형태와는 전혀 다른 국지성, 게릴라성 소나기가 전국에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까운 지역이라도 시간당 강수량은 차이가 날 것으로 예측된다. 우 예보분석관은 “비구름대가 발생부터 소멸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고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니 정체전선이나 일반 저기압에 의한 비보다 대비할 시간이 훨씬 짧다”며 “조금 전까지 구름 한 점 없다가 갑자기 구름대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면서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은 차츰 남하해 제주도 해상에서 약해진 채 머물다가 제주도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국지성 소나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때문에 다음주인 12~16일 무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온다.
기상청은 12일 이후 폭염과 열대야가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발표 자료 갈무리
북미 지역의 ‘열돔’ 현상처럼 두 개의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폭염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 예보분석관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폭염이 이어질 수도 있지만, 장마의 종료나 폭염의 정도를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기상청은 장마가 시작된 3~7일의 강수 형태도 분석했다. 3~4일에는 남북으로 폭이 넓고 이동 속도가 빠른 편의 정체 전선 영향으로 중부와 남부 북부 지역에 비가 자주 왔고, 남해안과 제주에 강수량이 많았다면, 5~8일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렸다고 분석했다.
3~7일 동안 내린 비의 양은 평년과 비교해보면 매우 이례적으로 많았다. 평년(1990~2021년) 기준 남부지역은 평균 17일 동안 341.1㎜의 비가 내렸다. 제주는 348.7㎜의 비가 내렸다. 그러나 올해 남부지역은 5일 동안 233.9㎜가, 제주는 4일 동안 107.2㎜가 내렸다. 장마 내내 내릴 비의 68%, 31%가 짧은 기간 쏟아졌다는 뜻이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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