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 세계에 지어질 석탄발전소 10개 가운데 8개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5개국에 들어설 것이라는 국제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석탄발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원으로 꼽혀, 전 세계에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수록 중국과 아시아가 눈총을 받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는 30일 발표한 ‘석탄을 부활시키지 말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 세계의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의 80%가 아시아 5개 나라에서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5개 나라는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으로, 이들이 새로 건설하려는 석탄발전소 수는 600개, 설비용량은 300GW가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100GW의 세계 최대 석탄발전 설비용량을 가진 중국은 187GW 규모의 설비를 추가할 계획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250GW의 석탄발전설비를 보유한 인도는 60GW 규모의 추가 건설을 추진중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각각 24GW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고, 이미 45GW의 석탄발전소 설비를 갖추고 있는 일본도 9GW를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카본 트래커는 이들 5개국의 신규 발전소 건설 계획은 전력 부문에서의 탈석탄을 기후위기 대응의 가장 중요한 단계로 보고 신규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도록 요청한 유엔의 요청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본 트래커는 이들 나라들이 이미 석탄보다 더 싸게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능한데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에서는 이미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의 86%와 84%의 비용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에서는 2022년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2024년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보다 경제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본 트래커는 “5개국에서 계획한 석탄발전소의 92%는 지어져 운영되더라도 경제성이 없어 최대 1500억달러가 낭비될 수 있다”며 “이들 국가들은 석탄 발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으로 이를 뒷받침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와 납세자가 궁극적으로 이렇게 낭비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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