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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 고쳐 총학 선거 개입” 비판에 ‘명예훼손’ 대응
카이스트(KAIST)와 서남표 총장이 학교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재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학교와 서 총장은 지난해 11월25일 한 인터넷 포털에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과 학교의 횡포를 고발합니라’라는 글을 올린 산업디자인학과 ㅇ(22)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소했다고 1일 밝혔다. ㅇ씨는 글에서 “학교 쪽이 학교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을 해온 학생의 총학생회장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해 학칙을 일방적으로 고치고 학생회 활동을 위축시키는 ‘학생활동 지침’을 만드는 등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또 △서남표 총장의 학내 언론 장악과 촛불집회 참가 학생에 대한 경고 △학점에 따른 수업료 차별 부과 △재수강료 인상과 학생 복지의 축소 등을 비판했다.
ㅇ씨는 지난 28일 피소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카이스트 안에서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조차 허용받지 못한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두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학생 복지 증진과 권리 문제 등에 관해 얘기조차 할 수 없도록 어린 대학생을 경찰에 고소한 서 총장은 경제정책을 비판하던 미네르바를 구속한 이명박 정부의 무분별한 폭압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하며 “고소를 즉각 취하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총학생회장 선거 관련 학칙 개정은 선거일정 이전에 이뤄진 일로, 특정 후보의 출마를 막으려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글을 삭제하고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것이 서 총장과 학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전/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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