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백화점 등 복합건물 예정
시유지 도로 넣고 대체도로 놓기로
중소상인들 “교통난·상권 악화” 우려
광주시, 교통영향 개선대책 등 요청
시유지 도로 넣고 대체도로 놓기로
중소상인들 “교통난·상권 악화” 우려
광주시, 교통영향 개선대책 등 요청
㈜광주신세계가 광주 화정동 신세계이마트 터에 특급호텔 및 복합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유지 도로를 사업 계획에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광주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신세계는 화정동 이마트 터와 인근 나대지를 포함한 2만6634㎡ 터에 지하 7층 지상 21층 규모의 특급호텔과 복합시설(연면적 34만1360㎡)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설은 6층부터 21층까지 객실 250실 안팎의 특급호텔(8%)이고, 5층 면세점(2%), 지하 1~6층 백화점(25%), 지하 2층 마트(5%), 주차장(54%) 등이다.
광주신세계가 지난달 31일 시에 제출한 건립 계획안엔 시유지인 도로가 사업 부지로 포함됐다. 광주신세계는 이마트와 나대지(매입) 사이에 있는 시 도로의 절반(1321㎡)을 사업 대상 터로 포함시켜 지구단위계획구역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신 나대지 옆 금호월드상가 쪽에 사업 부지로 편입된 도로를 대체할 신규 도로를 건설해 시에 기부채납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민의 도로가 공공성 검증도 없이 재벌 사업체로 수용된다면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규수(60)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마트와 나대지 필지가 합해지면 결국 신세계가 매입한 나대지 땅값이 상승한다. 이것이 특혜 아니냐?”고 지적했다.
중소상인들은 특급호텔이 차지하는 규모가 8%에 불과해 사실상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자·혼수제품 등 450여 상점이 입점해 영업중인 금호월드 상인들은 “광천동 종합터미널과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등은 주말과 휴일에 택시 기사들이 운행을 기피할 정도로 교통지옥이다. 그런데 꼭 호텔과 복합쇼핑몰이 들어서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금호월드 유통사업자인 최대홍(43)씨는 “특급호텔만 들어오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상 축구장 48개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이다. 반경 10㎞ 중소상인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일단 광주신세계에 교통영향분석 개선대책을 제출하고 건폐율을 하향조정하는 등 9개 사항을 보완하라고 요청했다. 김인천 광주시 관광진흥과장은 “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국제행사를 앞둔 마당에 특급호텔 유치가 절실한 입장이어서 시가 광주신세계에 투자를 제안한 것이다. 다른 지역 특급호텔들은 대부분 도심에 있다”고 말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도 “시에서 지난해 12월 요청이 와 검토해 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급호텔로만은 사업성이 없어 지역 랜드마크로 짓기 위해 복합시설을 포함시킨 것”이라며 “사업 부지로 포함되는 시 도로는 대다수 이마트 고객들이 이용해온 도로여서 특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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