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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23kg짜리 짐도 척척…‘현대차 식구’ 보스턴다이내믹스, 물류 산업 바꿀까

등록 2021-03-30 08:02수정 2021-03-30 10:28

두번째 상업용 로봇 ‘스트레치’ 공개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제품
물류센터 전용으로 개발…내년 시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 선보인 물품 하역로봇 ‘스트레치’. 유튜브 갈무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 선보인 물품 하역로봇 ‘스트레치’.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미국의 로봇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운 하역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9년 최초로 상품화한 로봇개 스팟에 이어 하역작업 전용 로봇 ‘스트레치’를 내년 중 시판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로봇개 스팟은 현재 석유시추시설, 공사장, 병원 등에서 현장 상황을 감시,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반면 이번에 선보인 로봇 스트레치는 물품을 싣고 내리는 일을 하는 하역로봇이다. 사람이 하기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이른바 3D일을 대신해주기를 로봇에 바라는 것이라면, 스트레치는 로봇의 본래 용도에 좀 더 부합하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치는 2019년 이 회사가 동영상을 통해 공개했던 하역로봇 `핸들'의 후속로봇이다. 당시 핸들은 두개의 바퀴로 이동하면서 상자를 집어드는 능력을 보여줬다.

2019년 선보인 두바퀴 하역로봇 ‘핸들’. 유튜브 갈무리
2019년 선보인 두바퀴 하역로봇 ‘핸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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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4개로 이동…최대 23kg 들어올려

2년만에 새로 등장한 스트레치에선 바퀴가 겉에서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네모 상자 모양의 검은색 지지대가 배치됐다. 바퀴는 이 지지대 안 아래쪽에 숨겨져 있다. 바퀴 수도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바퀴가 4개로 늘어남으로써 스트레치에 두 가지 이점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바퀴 2개인 핸들처럼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 효율이 그만큼 더 좋아졌다. 다른 하나는 로봇팔이 지지대 위에서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2년 전의 핸들은 방향을 바꾸려면 바퀴를 포함한 몸 전체를 돌려야 했다.

스트레치 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짐의 무게는 최대 50파운드(23kg)다. 하지만 로봇팔 무게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산업용 로봇팔의 4분의1에 불과해 지지대가 굳이 크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지지대를 상자 깔판(팔레트) 크기로 줄일 수 있어, 깔판이 들어가는 공간이라면 어디서나 작업을 할 수 있다.

물품을 잡는 그리퍼는 청소기에서 흔히 쓰는 것과 같은 진공 흡착식이다. 케빈 블랭키스푸어 부사장은 "지금은 표면이 평평한 것만 잡을 수 있지만 앞으로 울퉁불퉁한 표면도 잡을 수 있는 차세대 그리퍼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치는 최대 23kg의 물건을 들 수 있다.
스트레치는 최대 23kg의 물건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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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물류센터 겨냥…한 시간에 상자 800개 날라

스트레치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세계의 물류센터를 겨냥해 개발한 상업용 로봇이다. 처음부터 기업 수요를 염두에 두고 내놓은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어낼러시스(Interact Analysis)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15만여개의 물류센터가 있으며, 이들의 80%에 자동화 시설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바람이 확산되면서 2025년까지 2만8천여개의 물류센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매출이 10억달러 늘어날 때마다 100만제곱피트(약 9만2900㎡ 또는 2만8100평)의 물류 창고가 필요하다는 경험칙이 있다고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에 따라 향후 스트레치의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 사업개발담당 부사장 마이클 페리는 인터넷매체 `더 버지' 인터뷰에서 “스트레치를 트럭 뒤쪽이나 통로, 컨베이어 옆으로 이동해 작업을 시킬 수 있다"며 “스트레치는 자동화 인프라가 없는 데서도 자동화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스트레치는 1시간에 최대 800개의 상자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일반 노동자와 비슷한 속도라고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밝혔다. 한 번 충전에 8시간 작동이 가능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트레치가 우선은 트럭에서 물품을 내리고 주문 물품을 팔레트에 싣는 일만 하지만, 추후 트럭에 짐을 싣는 일도 할 수 있도록 성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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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대체용 아닌 보조용…작업 안전성 높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하역노동자의 일자리 상실 우려와 관련해, 스트레치는 노동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보조하는 도구라고 말한다. 기계가 완전 자동이 아닌 반자동이어서 사람의 지시를 받아 물품을 나르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MIT미디어랩의 로봇윤리학자 케이트 달링은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물품 상자를 들어올리는 작업을 로봇에 맡기면 작업자의 안전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 여름에 첫번째 생산시설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판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시제품을 사용해 볼 업체의 신청을 받고 있다.

1992년 MIT의 로봇공학자 마크 레이버트 교수가 설립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처음엔 고등방위군사계획국(DARPA)의 지원 아래 `빅독' 등 군사용 로봇 개발에 집중했으나 2013년 구글에 인수된 이후엔 민간 로봇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후 2017년 일본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9년 말 11억달러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 됐다. 현대차그룹의 주식 지분율은 80%이며, 나머지 20%는 소프트뱅크가 갖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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