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IT, 4족로봇선 처음 구현
레고처럼 모듈방식 조립 가능
연구실 대여용으로 10대 제작
“장애물 통과 대회 열고 싶어”
뒤로 공중제비돌기를 하고 있는 MIT의 미니 치타 로봇. 동영상 갈무리
미국의 MIT가 뒤로 공중제비돌기(백플립)를 하는 치타로봇을 선보였다.
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가 공중제비 돌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4족로봇이 이런 능력을 구현하기는 치타로봇이 처음이다. 치타로봇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미니 스팟과 함께 4족로봇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번에 놀라운 동작 능력을 선보인 것은 동생격으로 개발한 미니 치타로봇이다. 미니 치타는 형뻘인 치타로봇(41kg)의 5분의1에 불과한 9kg의 몸집으로 민첩하게 움직인다. 평평하지 않은 지형에서도 초당 2.45미터의 속도로 사람의 평균 걸음보다 두배나 빨리 이동할 수 있다고 MIT는 밝혔다.
MIT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이 치타 로봇은 앞뒤 좌우로 민첩하게 이동하는 것은 물론 빙빙 돌거나 깡총깡총 뛰기도 한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잔디밭에서도 움직임에 거침이 없다.
레고처럼 몇가지 모듈로 구성돼 있어 고장나도 쉽게 다른 부품으로 갈아낄 수 있다. MIT 제공
옆에서 발로 걷어차도 잘 넘어지지 않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넘어지면 오뚝이처럼 곧바로 일어난다. 여러 장기 중에서도 압권은 서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뒤로 공중제비 돌기를 하는 동작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몸동작을 모두 체득한 셈이다. 물론 이 모든 동작들을 한 번에 다 성공시킨 건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와 연습 끝에 나온 동작들이다.
미니 치타 로봇의 몸무게는 치타로봇의 5분의1에 불과하다. MIT 제공
미니 치타로봇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레고처럼 모듈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팔다리나 모터가 망가지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한다.
수석 개발자인 벤자민 카츠(Benjamin Katz)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로봇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로봇으로 엉뚱한 시도도 쉽게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로봇이 망가지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고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카츠는 치타로봇을 개발한 기계공학부 김상배 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연구진은 이 로봇을 다른 연구실에 대여해주기 위해 10대를 제작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미니 치타를 대여해주는 것은 엔지니어들에게 새로운 알고리즘과 동작을 테스트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나중에 각 팀이 각기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장애물 통과를 겨루는 대회를 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니 치타 로봇 개발진은 오는 5월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주최하는 로봇 및 자동화에 관한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에서 미니 치타로봇의 설계 특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