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시험주행 중인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웨이모 제공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도로 시험주행을 시작한 구글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차가 새 이정표를 세웠다. 웨이모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웨이모의 자율주행차가 누적 도로주행 거리 400만마일(644만km)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둘레가 4만km인 지구를 160번이나 돈 거리에 해당한다. 미국의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의 평균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300년을 달려야 하는 거리라고 한다.
시험주행 기록들은 자율주행차에 빅데이터로 축적돼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도로에서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시험주행은 많이 할수록 좋다. 2009년부터 시작된 시험주행 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최초 100만마일을 주행하는 데는 6년이 걸렸지만, 최근 100만마일 주행에는 불과 6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웨이모가 시험주행을 한 곳은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사막지역 등 23개 도시에 이른다. 웨이모는 또 공공도로의 조건들을 반영해 91에이커(36만8000㎥) 규모의 자체 테스트 시설을 구축하고, 이곳에서 보행자 돌발 출현 등 2만여가지의 가상 도로교통 상황을 설정해 주행 성능을 시험했다.
웨이모는 이와 함께 실제 도로를 재현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가상 자율주행도 실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주행에선 날마다 2만5000대가 넘는 가상 자율주행차들이 실제 시험차량들이 도로에서 맞닥뜨렸던 곤란한 상황들을 재현해 연습한다. 웨이모는 시뮬레이션 주행은 자율주행차의 학습 단계를 획기적으로 높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한 해 동안 실시한 가상주행 거리만 해도 25억마일(40억2300만km)에 이른다.
웨이모는 "이런 일련의 학습 사이클에 힘입어 시험차량들은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고도의 운전기술을 터득할 수 있었다"며 "곧 웨이모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해 직장과 학교, 식료품점 등에 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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