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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빛 스위치로 열 저장·방출 ‘열 배터리’ 실용화될까

등록 2017-11-28 11:14수정 2017-12-04 18:58

자외선 쪼여 열 간직 액체상태 유지
가시광선 쪼일땐 열 방출 고체 변화
MIT연구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상전이 물질을 이용해 열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이른바 ‘열 배터리’를 연구자(그레이스 한)가 들어보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제공
상전이 물질을 이용해 열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이른바 ‘열 배터리’를 연구자(그레이스 한)가 들어보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제공
뜨거운 태양의 열을 받아 액체가 된 물질에 담긴 열을 저장해두다가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이른바 ‘열 배터리’의 진전된 모형이 나왔다. 아직 실용화까지는 먼 기술검증 단계의 연구성과이다.

파란 빛을 쪼이면 열을 저장한 물질에서 열 에너지가 방출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제공
파란 빛을 쪼이면 열을 저장한 물질에서 열 에너지가 방출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제공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열을 받아 액체가 되었다가 열을 방출하며 고체가 되는 ‘상전이 물질(PCM; Phase Change Material)’에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화학 구조를 바꾸는 소량의 분자를 섞은 ‘열 배터리’ 물질을 만들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공개논문). 흥미로운 점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물질에 특정 파장대의 자외선을 쪼여 열을 저장하고서 필요할 때 특정 파장대의 가시광선을 쪼여 열을 꺼내쓸 수 있다는 것이다.

열 배터리는 낮 시간대에 태양열 자체를 저장했다가 밤 시간대에 저장된 열을 꺼내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받았으나, 녹으면서 열을 저장한 상전이 물질이 오랜 동안 액체 상태를 유지하며 열을 저장하기 어렵고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제어기법의 개발은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진은 기존의 상전이 물질이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화학 구조를 바꾸는 분자들을 첨가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푸는 데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매사추세츠공대의 대학 매체는 연구진이 개발한 열 배터리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단순화해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정 빛 파동에 반응하는 유기화합물을 지방산에다 결합해 이런 성과를 얻어냈다. (새로 만든 화합물의) 이런 배합으로 인해, 빛에 민감한 성분은 열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다른 성분의 열 속성을 바꿀 수 있다. 혼합 물질은 열이 가해질 때 녹는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온도가 내려갈 때에도 그 물질은 녹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 다음에, 또다른 빛 파동이 촉발 작용을 하면 이 물질은 다시 고체가 되면서 상전이의 열 에너지를 되돌려준다. ‘빛에 의해 활성화하는 분자를 기존의 잠열 개념에 합침으로써 우리는 융해, 고체화, 과냉각 같은 속성들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제어 수단을 얻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MIT 뉴스’에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즉, 열의 저장·방출을 유발할 열 반응 분자들이 담긴 상전이 물질은 자외선을 쪼일 때 온도는 떨어져도 열 에너지를 간직한 액체 상태를 유지하며, 파란 빛의 가시광선을 쪼일 때에 다시 반응해 열 에너지를 방출하며 고체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 배터리의 열 저장 시간은 현재 ‘10시간 정도’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나리라고 연구진은 기대한다. 이 물질은 그램당 200주울의 열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이런 기술이 개념적으로 가능함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상전이 물질의 열 저장 속성을 가져다 쓸 수 있게 하는 광반응 물질의 잠재력이 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열 배터리는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에서 요리, 난방, 농작물 건조에 이용할 수 있으며 또한 우주에서 열을 저장해두고 이용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고 있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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