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연구자 44% 응답
사람 환자에 이식할 동물의 심장·간 등 이종장기를 연구하는 연구자들 상당수는 동물장기가 사람에 새로운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이종장기연구센터 윤리프로그램 개발팀(연구책임 박은정 서울대 교수)이 돼지의 심장·간 등 이종장기를 연구하는 관련 연구자 40명을 대상으로 생명윤리 의식 조사를 벌여 최근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응답자의 43.8%가 ‘새로운 동물 질환의 감염 가능성’을 이종장기 이식으로 예상되는 문제라고 꼽았다. 이어 ‘생태계 혼란 가능성’(16.3%), ‘고비용의 의료문제’(15%), ‘인간 정체성 혼란 가능성’(12.5%) ‘동물의 부당한 취급’(12.5%) 등을 꼽았다.
신종 전염병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75%가 ‘심각하지만 해결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동물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 시기에 대해, 연구자 90%는 ‘동물실험에서 90% 정도의 안전성이 확보된 이후’라고 답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며,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시술해야 한다’는 응답은 없었다. 연구자들은 모두 이종장기 이식 연구는 정당하다고 답했으며, 그 근거로는 ‘환자의 생명 구조’(50%), ‘이식용 장기부족 해소’(38.7%), 고부가가치 창출(6.3%) 등을 꼽았다.
동물실험과 관련한 윤리의식이나 규정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속 대학·연구소에 ‘실험동물관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가라는 물음에 35.9%는 ‘그렇다’고 답했으나 53.8%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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