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씨, 조선왕조실록 분석…“세종때 군기감정 지낸 과학자가 개발”
※‘대신기전’: 세계 최초 2단형 로켓
조선 시대에 개발된 세계 최초 2단형 로켓 ‘대신기전’의 발명가는 세종 때 과학자 박강(1406~1460)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전 원장)은 14일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통 로켓무기인 ‘대신기전’의 연구개발 책임자는 세종 27년(1445년)부터 군기감정(군기감의 책임자)을 지낸 박강으로, 2년3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초대형 로켓화기인 ‘대주화’를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강은 태종 때 좌의정을 지낸 박은의 둘째아들로 실록에 “성품이 정교하고 기술과 재능이 많아 처음 벼슬을 하면서부터 군기감을 맡아 잘 수행했다”고 기록돼 있다. 군기감은 화약 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던 곳으로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와 비슷한 구실을 하던 기관이다.
세종은 당시 획기적인 화약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인물을 천거하라고 지시해 박강을 추천받았다. 군기감정에 임명된 박강은 최무선 때부터 사용해오던 ‘주화’(말에서 달리며 혼자 쏠 수 있는 불화살)를 개량해 소발화라는 폭탄을 부착하고 200m를 비행할 수 있는 ‘중주화’와 대형폭탄을 탑재해 500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대주화’를 개발했다. 대주화는 세계 최대 2단형 종이약통 로켓으로 무게가 4.5~5㎏에 이른다. 이들 무기는 세종 30년 <총통등록>이 발간되면서 이름이 ‘중신기전’, ‘대신기전’으로 바뀌었다.
박강이 개발한 대주화를 비롯한 주화는 세종 29년 말 여진족을 격퇴하기 위해 평안도와 함길도의 4군6진 지역에 2만4930개가 배치된 것으로 실록에 나온다. 이 가운데 9000개는 박강이 평안도 현지에 직접 내려가 제조했다.
신기전을 복원해 발사시험을 해본 채연석 연구위원은 “제작방법과 구조가 복잡해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잘 만들 수도, 제작이 제대로 됐는지 감독할 수도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박강이 현장에서 제작을 지휘한 사실로 미뤄 대신기전의 발명가는 박강일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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