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환 교수팀 규명…“전두엽 보조운동피질서 행동관장”
주식투자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가치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취하는 행동의 판단은 ‘보조운동피질’이라는 특정 뇌 부위가 관장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정민환(50) 아주대 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17일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치판단을 하고 난 다음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전두엽의 한 부분인 보조운동피질이라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4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람이 별 판단 없이 습관적으로 행동할 때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만 작동하지만, 주식투자처럼 어떤 큰 보상이 예상되는 가치판단은 뇌의 여러 부분이 동시에 관장한다. 그러나 일단 가치판단이 끝나고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때는 한 부위가 관장을 해야 효율적이다.
연구팀은 물이 나오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2개의 노즐을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설치한 실험틀을 만들어 놓고 목이 마른 쥐를 놓아준 뒤 쥐가 노즐을 선택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어디인지를 관찰했다. 반복 실험에서 물이 나오는 정도, 곧 효용가치가 변함에 따라 쥐는 한쪽 노즐을 선택했고, 이에 맞춰 쥐의 뇌 전방 이차운동피질의 뉴런이 활성화됐다. 쥐의 전방 이차운동피질은 사람 뇌의 보조운동피질에 해당한다.
정민환 교수는 “보조운동피질이 손상된 환자는 반대쪽 팔다리를 스스로 움직이는 데 장애를 보이거나, 반대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반대쪽 팔이 저절로 움직이는 증상을 보여 운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부위로 추정돼 왔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행동선택을 담당하는 부위가 보조운동피질인 것이 확인돼, 가치판단이나 행동선택에 장애가 있는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등의 원인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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