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게반테 헤미> 5월27일치(현지시각) 표지(왼쪽 사진), <스몰>(인용지수 6.171) 5월호 표지(가운데)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인용지수 8.379) 5월3일치 표지(오른쪽)
이우영 교수팀 수소센서 개발 등
‘세계적 수준 논문 성과 반영’ 분석
신소재 등 특정분야 쏠림 지적도
‘세계적 수준 논문 성과 반영’ 분석
신소재 등 특정분야 쏠림 지적도
국내 연구진의 연구 성과가 과학저널이나 학술지 표지를 장식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과학계는 연구 수준 향상의 반영이라고 분석하지만, 전자·나노·신소재 등 특정 분야에 몰려 있는 것도 현실이다.
연세대 이우영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고무 같은 연성기판 위에 금속 팔라듐(Pd)으로 박막층을 씌워 수소를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해, 관련 논문이 독일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안게반테 헤미> 5월27일치(현지시각) 표지(왼쪽 사진)에 실렸다. 역사가 50년이 된 이 학술지의 2009년 과학기술인용(SCI) 지수(임팩트 팩터·IF)는 11.829로 응용화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5월10일치에는 서울대 이종협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서강대 강태욱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고려대 최연호 생체의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광학현미경으로 나노입자의 3차원 입체구조 성장 과정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내부 표지논문에 실리는 등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올해 5월 말까지 24번 발간된 이 학술지의 표지를 7번 장식했다.
울산과학기술대(유니스트) 양창덕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와 울산대 조신욱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의 ‘전자-정공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 물질 개발’ 논문은 신소재공학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인용지수 6.99) 5월호 내부 표지로 실렸다. 인하대 양회창 섬유공학과 교수와 포항공대(포스텍) 박찬언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유기박막트랜지스터 연구는 오는 10일 발행되는 이 학술지 6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있다.
이 밖에도 서강대 조규봉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디엔에이 분석 원천기술을 개발해 영국 학술지 <랩온어칩>(인용지수 6.342) 5월호 표지논문에 소개됐으며, 서울대 권성훈 전기공학부 교수의 ‘나비날개 구조를 모방한 화폐 복제방지용 인증 기술’은 나노 분야 학술지 <스몰>(인용지수 6.171) 5월호 표지(가운데)에 소개됐다. 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홍순형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이해신 화학과 교수, 고 박태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홍합 족사 구조를 모방한 초고강도 전도성 탄소나노튜브 섬유 합성기술을 개발해 독일의 재료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인용지수 8.379) 5월3일치 표지(오른쪽)를 장식했다.
올해 3월 연구논문이 <안게반테 헤미> 표지에 실린 현택환 서울대 응용화학부 교수는 “논문이 표지에 선정되려면 어느 정도 질이 보장돼야 하지만, 표지를 장식할 만한 예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노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 연구 수준이 세계 2~3위권에 들기 때문에 최근 관련 학술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네이처>(인용지수 34.48), <사이언스>(〃 29.747) 등 과학저널의 경우 편집자(에디터)들이 표지논문을 고를 때 학문적 깊이를 따지는 전문 학술지와 달리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고 파급효과가 큰 주제인지에 방점을 둔다.
정현식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처럼 표지논문을 두지 않는 학술지도 있다”며 “인터넷이 활성화하면서 인쇄판 표지논문의 비중은 작아지고 온라인 학술지에 주요 논문으로 소개되느냐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학술지들은 제작비 부담 때문에 대부분 표지논문을 두지 않고 있다. 저널이나 학술지의 표지논문 게재가 연구 성과 평가에 직접 점수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셀>(인용지수 31.152) 등 3대 저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면 수억원의 성과금을 준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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