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기술

무너진 동독 일으키고 ‘태양광 메카’ 우뚝

등록 2010-12-22 08:57

독일 베를린시 동남쪽에 위치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의 야간 전경. 최근 태양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베를린시 동남쪽에 위치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의 야간 전경. 최근 태양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를 가다
통일뒤 22억유로 쏟아부어
세계 15위권 단지로 안착
풍부한 ‘두뇌’공급도 심혈

독일 통일 뒤 동독 지역에 건설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는 20년 만에 ‘태양광도시’로 거듭나며 과학단지(사이언스파크)의 세계적 모델이 되고 있다. 옛 동베를린 시가지에서 남쪽으로 15㎞가량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한 아들러스호프의 모든 도로에는 노벨상 수상자 등 과학자 이름이 붙어 있다. 이달 초 방문한 과학단지 들머리에는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연구소가 건설중이었다. 아들러스호프는 이미 세계 15위권의 성공적 과학단지로 우뚝 섰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무한 확장하고 있다.

■ 통일 뒤 재건의 밑거름 아들러스호프 안 연구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베를린시 소속 유한회사인 ‘비스타’의 헬게 노이만 국제협력 총괄담당관은 “통독 뒤 동독 지역의 산업기반이 90% 이상 무너진 상태에서 독일 과학재단과 산업계, 정치계가 머리를 맞대고 1년 동안 논의한 끝에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독일과 유럽연합(EU)은 동독 시절 미디어시설과 과학원 등이 있던 이 지역의 재건을 위해 22억유로(3조3000억원)를 쏟아부었다. 현재 17개의 연구소와 399개의 연구기업에서 1만4000여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는 독일 최대의 과학단지가 됐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입소문”이라는 간결한 답변이 뒤따랐다. 비스타가 중심이 돼 연구소와 기업의 조화를 이뤄내고 ‘혁신과 기업 보육센터’가 수많은 벤처 설립을 성공시키면서, 명성이 높아지고 기업과 연구소의 입주가 잇따랐다. 국제기업보육센터는 체코, 헝가리, 파키스탄 등 12개 국가의 30개 이상 기업이 이곳에서 창업하는 데 도움을 줬다.

독일 베를린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 안에 있는 포토닉스·광학연구센터. 아들러스호프에는 지붕과 유리창이 태양전지로 돼 있는 ‘에너지 제로’ 건물들이 여럿 있다.
독일 베를린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 안에 있는 포토닉스·광학연구센터. 아들러스호프에는 지붕과 유리창이 태양전지로 돼 있는 ‘에너지 제로’ 건물들이 여럿 있다.

동독 과학원 산하 과학기기센터장 출신으로 아들러스호프에서 엑스레이 관련 기기 연구 및 생산업체인 (주)과학기기연구소를 창업해 한해 300만유로(4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르베르트 랑그호프(75) 교수는 “우리에게는 석유도, 금이나 다이아몬드도 없이 오직 두뇌만 있었다”며 “사회주의 연구소를 민주주의 연구소로 바꿔 성공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통일이 되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대전에서 열린 세계사이언스파크 총회에 참석한 바 있는 노이만 담당관도 “한국에서 4년 전 북한 평양과학기술대에 과학자들을 보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통일이 되면 아들러스호프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박자로 이뤄낸 태양광 클러스터 최근 아들러스호프는 햇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광전변환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태양광 클러스터’의 본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태양광 분야 관련 업체와 대학, 연구소가 모여 있는 세계 유일의 단지로 꼽힌다.

아들러스호프의 많은 건물들은 태양전지를 지붕으로 삼고 있다. 태양전지 박막을 생산해 ‘휘어지는 태양전지’ 발명의 기틀을 닦은 ‘설퍼셀’은 ‘한 마이트너 연구소’(HMI)에서 독립한 벤처다. 베를린공대에서 독립한 태양전지모듈 생산업체 ‘솔론’은 2008년에 450명의 직원이 8억1500만유로(1조2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베를린에서 20년을 생활한 최성찬 키엘 크리스티안알브레히트대 교수는 “독일은 1도시 1국립대가 원칙이지만 베를린은 서독의 베를린공대와 동독의 훔볼트대에다, 1945년 동서로 분단될 때 훔볼트대에서 서베를린으로 넘어온 훔볼트대 출신 교수들이 세운 자유대학까지 합쳐 모두 3개의 대학이 있다”며 “이런 풍부한 고급 인적자원이 과학단지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아들러스호프 조성 당시 훔볼트대는 6개 자연과학분야 단과대와 6개의 관련 연구기관을 입주시켰다. 기업 개발팀과 연구소, 대학 소속 연구원들이 낮에는 물론 저녁에도 언제든지 만나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노이만 담당관은 말했다.

베를린/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아들러스호프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