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저온 냉각 시운전을 하고 있는 핵융합실험장치 ‘케이스타’의 모습. 오른쪽의 큰 원통은 완공된 케이스타 장치이며, 작업하는 사람이 올라가 있는 왼쪽 원통은 초전도 자석을 영햐 268도로 냉각하기 위해 극저온의 헬륨 가스을 공급하고 다시 회수하는 장치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미래 에너지원 생산장치 공정 70% 달성…‘첫 불꽃 구현’ 과제
‘4.5K’
지난달 23일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실험장치인 ‘케이스타(KSTAR)’ 시운전팀 70여명이 바라던 숫자가 마침내 중앙통제실 화면에 떴다. 절대온도 0도(0K)가 영하 273도를 말하니까 4.5K는 영하 268.5도를 가리킨다. 케이스타 전체 무게 1천톤 가운데 초전도 장치가 있는 300톤이 영하 268도의 극저온까지 내려갔다는 뜻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케이스타연구센터장인 박주식 박사는 “한 달 가량 극저온의 헬륨 가스를 넣어 서서히 순환 냉각시켜 이런 온도에 도달했다”며 “한 번의 시도로 ‘극저온 냉각운전’에 성공한 건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스타를 시험하는 공정 중 70% 가량을 이룬 셈”이라고도 말했다.
‘남은 30%’가 케이스타의 성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고비는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를 만들고, 다시 여기에다 강한 전류를 흘려 강력한 자기장을 만든 다음에 인공 태양의 불꽃인 ‘최초의 플라스마’를 구현하는 일이다. 플라스마는 원자에서 전자가 떨어져 전자와 원자핵이 따로 노는 제4의 물질상태를 말하는데, 이렇게 되면 원자핵들끼리 좀 더 쉽게 충돌해 ‘핵 융합’을 일으키고 이 때에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에너지를 쓰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박 박사는 “케이스타는 앞으로 시설을 확충해 최대 3억도 가량의 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300초 가량 지속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6월 말부터 만들어지는 ‘최초 플라스마’는 대략 200만~1000만도 가량으로 ‘비교적 저온’에 머물 예정이다. 첫 플라스마도 0.1초 동안 구현된다. 그는 “일단 첫 플라스마 불꽃이 확인되면 전원장치 등을 확충해 점차 온도를 1억도 이상 3억도까지, 지속시간도 300초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 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방식을 이용해 ‘인공 태양’으로도 불리는 케이스타는 수소나 중수소 원자핵를 융합시켜 미래 에너지원을 생산하려는 실험장치로서 지난해 9월 12년 만에 시설 완공을 하고 현재 시운전을 하고 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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