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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우리 생활 곳곳 아인슈타인 흔적

등록 2005-04-12 18:02수정 2005-04-12 18:02

음주단속땐 ‘아차! 광전효과’
GPS 길찾기 ‘와∼상대성이론’

유엔이 올해를 ‘세계 물리의 해’로 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뿐만 아니라 브라운운동과 광전효과에 대한 논문도 함께 발표했다. 세편 모두 우주의 물질과 시간·공간 등 모든 존재와 현상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양자역학의 토대를 이루는 논문들이다. 아인슈타인이 좀더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위대한 아인슈타인을 매일 만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아인슈타인을 따라가본다.

시계에 담긴 브라운운동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는 액정 크리스탈 시계에는 브라운운동의 원리가 담겨 있다. 브라운운동은 물에 떠 있는 꽃가루 알갱이(분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 식물학자 이름을 땄다. 아인슈타인은,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런 운동의 원리를 밝혀 물질이 작은 입자(원자)로 이뤄져 있다는 가설을 논리적으로 입증했다. 시계의 액정 크리스탈 분자들은 가만 놔두면 끊임없이 브라운운동을 한다. 여기에 전장을 걸어주면 문자가 보이는 곳의 분자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도록 브라운운동을 방해해 우리가 시간을 볼 수 있게 된다. 브라운운동을 거꾸로 이용한 이 원리는 전자계산기 화면에도 들어 있다.

출근길에 덜 막히는 길을 찾으려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켜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함께 켜진다. GPS는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위성에서 받는 빛의 속도로 거리를 파악한다. 그런데 2만㎞ 상공에서 시속 1만4천㎞로 움직이는 GPS위성에서 시간은 지구에서보다 중력 때문에 45㎲(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빠르게 가고(일반 상대성 이론), 위성의 속도 때문에 7㎲ 늦게 간다(특수 상대성 이론). 이에 따라 38㎲를 보정해주지 않으면 GPS 화면에는 서울에 있는 차가 실제로는 안양에 있게 된다.

시디에 담긴 레이저

음악을 듣기 위해 시디플레이어를 켜거나,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가 바코드로 계산될 때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빛의 유도 방출에 관한 논문’을 만난다. 이들 장치는 모두 레이저를 이용한다. 레이저는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을 의미하는 영문의 머릿글자를 조합해 만든 조어다. 아인슈타인은 들떠 있는 전자에 일정한 진동수의 자극을 주면 전자가 바닥상태로 바뀌면서 같은 진동수의 빛을 방출한다는 가설을 세워 레이저의 기본 원리를 제시했다. 레이저는 측량술, 라식 등 각종 의료시술 등에도 쓰인다.

아인슈타인이 찬사와 비난을 한꺼번에 받는 이유는 그가 제시한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 관계’(E=mc2)가 원자력발전소와 원자탄 개발의 이론적 근거가 됐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상대론에서 물질의 운동량이 0면 에너지만 남는데 이는 질량에 비례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쓰는 전기의 40%는 아인슈타인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음주단속(음주측정기에 담긴 광전효과)

퇴근길 음주단속 검문을 당하면 아인슈타인을 원망해도 된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뒤에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빛의 방출과 변환에 관련된 예시적 관점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논문에서 빛이 고무줄을 튕겼을 때 모양처럼 연속적 에너지를 갖는 파동이 아니라, 일정한 단위의 에너지를 갖는 양자(퀀텀)로 기술될 수 있음을 보였다. 빛이 알갱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파장이 짧은 빛을 금속 표면에 쬐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광전효과가 설명됐다. 음주측정기에 들어 있는 가스가 알코올과 만나면 보라색이나 파란색 등 파장이 짧은 빛깔로 바뀌고, 이 가스에 들어 있는 빛알(광양자)이 금속 표면을 쬘 때 튀어나오는 전자수를 측정해 혈액 속의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전국 하늘 화려한 빛 거미줄

아인슈타인 서거 50돌 맞아
19일 저녁 8시 ‘빛의 축제’
서울·부산 등 다양한 행사



오는 19일(한국시각) 저녁 8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서거 50주기를 맞아 미국 프린스턴을 출발한 빛이 부산에 도착한다. 이 빛이 중국으로 떠나기까지 1시간 동안 전국 곳곳에서는 ‘빛의 축제’가 벌어진다. 각종 공연과 강연회, 불꽃놀이 등이 펼쳐지는 이날 행사에서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화려한 레이저 쇼가 될 전망이다.

서울 이날 저녁 8시40분 서울 남산에서는 한줄기 푸른색 레이저가 뻗어나간다. 빛은 여의도 63빌딩을 향해 20여㎞를 질주한다. 63빌딩에서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한강시민공원에 마련된 ‘세계 빛 축제’ 행사장으로 다시 한번 레이저가 쏘아진다. 빛이 도착하면 까만 하늘에는 레이저들이 어린이, 별, 파랑새 등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들로 화려한 영상쇼를 펼친다. 레이저는 아인슈타인의 1917년 논문을 바탕으로 발명됐다. 레이저는 사용하는 매질에 따라 아르곤 가스 레이저, 클립톤 가스 레이저, 다이오드 야그 레이저 등으로 나뉜다. 이날 쇼에는 이들 각종 레이저가 총동원된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행사에는 가수 디제이덕·주얼리·거북이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부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빛이 도착하는 부산에서는 저녁 8시 웹캠으로 빛을 받은 중·고·대학생 대표와 휴먼로봇이 광안대교 점등 스위치를 눌러 빛의 도착을 알린다. 이어 광안대교와 광안리 해수욕장 사이의 바지선에 설치된 30m 길이의 대형 글자화약이 점화되면, 광안대교에서는 폭죽이 5분 동안 발사된다.

폭죽이 다 타고나면 참가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손전등으로 황령산에서 기다리고 있는 첫 빛 중계팀에게 빛을 보낸다.

포항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돼 있는 포항은 ‘빛의 도시’다. 부산에서 빛이 호미곶 해맞이공원에 도착하면 빛의 영상이 휴대폰을 통해 독도로 전달됐다가 포스코타워로 돌아온다. 이때 타워 근처 형산강 시민체육공원에서는 대규모 레이저 쇼와 함께 축하공연이 벌어질 예정이다. 포스코타워를 떠난 빛이 포항공대 무은재기념관을 거쳐 포항가속기연구소에 다다르면 방사광가속기를 중심으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기타 도시 대구·광주·대전·청주·마산·전주 등지에서도 이날 빛이 통과하는 동안 강연과 공연이 이어진다. 대전 갑천고수부지에서는 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물리 퀴즈 대회와 림보·훌라후프 등 어린이 및 가족 참여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소리의 도시’ 전주에서는 전통문화회관 야외에서 ‘빛과 소리의 축제’를, 청주에서는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상대론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과 교양강좌’를 연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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