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과학자 이언 윌머트 교수가 줄기세포 연구에서 인간배아의 복제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에든버러 대학의 윌머트 교수는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배아 복제 대신에, 배아 없이 줄기세포를 생산하는 일본 과학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BBC가 17일 보도했다.
윌머트 교수는 그러나 "일본의 기술이 윤리적으로 더 낫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과학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윌머트 교수는 10년 전 돌리를 만들 때 사용한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배아 복제가 뇌졸중, 심장병, 파킨슨병 등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환자의 세포와 조직을 기르는 데 더 이상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난치병 환자에게 필요한 정상 세포와 조직,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일종의 만능세포이다. 이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윌머트 교수 같은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초기 단계인 배아(난자와 정자의 수정 후 14일 이내 태아 전단계)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박사는 생명체 파괴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인간 배아를 사용할 필요 없이 피부 세포로부터 각종 장기나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일본 과학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이 같은 실험에 성공했다.
윌머트 교수는 "배아 없이 환자의 세포를 직접 줄기세포로 바꾸는 일본의 방식이 훨씬 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 과학자의 작업이 아직 쥐를 대상으로 한 데 불과하지만, 우리 연구진은 복제를 할지 일본의 작업을 모방할지를 두고 회의를 한 결과 일본을 따라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윌머트 교수는 앞으로 5년 내에 일본의 새 기술이 배아 복제보다 윤리적으로 더 수용할만하고, 더 우수한 대안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머트 교수의 이 같은 방향 전환은 그동안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려왔던 기성 과학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윌머트 교수의 이 같은 방향 전환은 그동안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려왔던 기성 과학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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