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리노이대 강성준 박사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실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과학자가 탄소나노튜브로 전자회로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연구 결과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일리노이대의 강성준 박사는 8일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NTs)를 수정결정 기판에 수평한 방향으로 밀도 높게 정렬하는 기술을 개발해 소자를 만들었다”며 “이로써 기존 실리콘 소자 공정을 이용해 쉽게 탄소나노튜브 전자회로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 전도도가 구리보다 1천배가 높은 등 전기·기계·화학적 성능이 뛰어난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그러나 제작이 쉽지 않을뿐더러 분자 수준의 소자를 제어해 전자회로를 대량 생산하는 일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로 실제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제작해 전기적 성질이 실리콘 단결정 소자보다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또 나노튜브를 유연한 기판에 배열하여 쉽게 구부릴 수 있는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음도 증명했다.
강 박사는 “지금까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던 대면적 나노튜브 전자회로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2005년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어배나 섐페인에 있는 일리노이대 ‘프레더릭 자이츠 재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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