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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안전 운전요원이 없는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는 지난 10일 구글 웨이모와 지엠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하루 24시간 유료 로보택시를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위원회는 6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투표를 통해 3 대 1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다시 후크 위원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승인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르며 두 회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 책임에 부응해야 한다”며 이를 다하지 못할 경우엔 언제든지 승인을 철회하거나 요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시설위원회의 존 레이놀즈 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람 운전자가 설정한 기준과 비교해 자율주행차를 판단할 데이터는 아직 없지만, 이 기술이 도로교통의 안전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로보택시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두차례 연기된 끝에 이뤄졌다. 투표에 앞서 토론에는 각자의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로보택시 운행 확대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시민과 이익단체 회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교통 안전·이동 자유 놓고 열띤 공방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 5월 공공시설위원회가 결의안 초안을 공개한 이후 로보택시 지지자와 반대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경찰, 소방서 등 안전 담당 기관과 반대자들은 로보택시로 인한 교통 정체나 응급구조차, 소방차 운행 방해 등의 사례가 발생한 점을 들어 로보택시의 안전성과 효용에 의문을 표시했다.

반면 업계 기술진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사람 운전자보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로보택시가 운전자의 차별이나 괴롭힘을 걱정할 필요 없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유료 로보택시 승인을 신청하면서 로보택시가 주의가 산만한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며 아직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이나 사망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집계에 따르면 2020년 과속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1200명, 부상자 30만8천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교통 사망자의 약 3분의 1, 부상자의 13%에 해당한다. 두 회사는 과속 방지 등 안전 프로그램이 탑재된 로보택시는 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율주행차 산업 중심지로

위원회의 이번 조처는 당장 효력을 발휘하지만 두 회사가 이를 전면 시행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웨이모는 “몇주 안에 유료 운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새로운 차량을 네트워크에 즉시 추가할 계획은 없으며 천천히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현재 운행하고 있는 로보택시는 크루즈 300대, 웨이모 250대다.

두 회사는 운행 조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웨이모 로보택시의 최대 속도는 시속 65마일(104km)이며 어느 정도 궂은 날씨에도 운행이 가능하다. 반면 크루즈 로보택시의 최대 속도는 시속 35마일(56km)이며 궂은 날씨에는 운행할 수 없다. 이런 조건은 유료 무인 로보택시 운행에도 계속 적용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유료 로보택시의 전면 허용은 세계 첨단 기술업체들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초기 단계에 있는 자율주행차 산업의 중심지로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택시, 이미 거리의 일상적 풍경으로

이번 조처가 나오기 전까지 크루즈는 안전 운전원이 탑승할 경우엔 도시 전역에서 하루 24시간 유료 승객을, 안전 운전요원이 없을 경우엔 야간 시간대(밤 10시~아침 6시)에 특정 구역에서만 유료 승객을 태우거나 하루 24시간 도시 전역에서 무료 승객을 받을 수 있었다.

크루즈보다 늦게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 웨이모는 안전 운전요원이 탑승할 경우엔 도시 전역에서 하루 24시간 유료 승객이 가능했지만, 안전 운전요원이 없을 경우엔 도시 전역에서 하루 24시간 무료 승객만 태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처로 이런 조건이 한꺼번에 사라져버렸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밤 특정 시간에 도로 위 자동차 10대 중 1대가 로보택시일 정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는 이미 일상적 풍경이 됐다. 웨이모의 경우 운행 횟수가 한 주에 1만번을 넘는다.

이번 조처로 두 회사는 기존의 차량호출 택시 업체 우버, 리프트와 직접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웨이모는 10만명 이상의 대기자가 있는 만큼 앞으로 로보택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