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다리와 16개 프로펠러 이용
걷고 날고 여러 모양으로 변신
공중에서 물건 잡고 옮기기도
걷고 날고 여러 모양으로 변신
공중에서 물건 잡고 옮기기도
도쿄대 연구원들이 개발한 스파이더로봇. 네 다리와 멀티콥터를 이용해 걸을 수도 있고 날 수도 있다. 도쿄대 제공
스파이더로봇은 공중에서 몸을 둥그렇게 만 뒤, 양 끝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동영상 갈무리
전설 속의 용에서 영감 얻어 연구진은 로봇개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닌, 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개발 책임자인자 자오모주 교수는 중국 출신이다. 그는 로봇 소개 동영상에서 “어린 시절 늘 용에 대한 꿈을 꾸었다”며 “용은 실제 동물은 아니지만 아시아에선 일종의 신성한 상징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로봇이 하늘을 나는 사람의 팔이라고 상상하면 로봇을 이용해 전등을 교체하거나 문을 열 수도 있고, 뱀처럼 변신해 아주 좁은 공간에서 탐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스파이더로봇. 도쿄대 제공
지상에선 거미처럼, 공중에선 용처럼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로봇의 움직임은 걸을 땐 스파이더(거미), 날 땐 드래건(용)을 연상시킨다.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공중에서 ㄷ자형, 마름모형, 원형 등 여러 모양으로 변신하는 것은 물론 물체를 밀고 당기기, 몸을 둥그렇게 말아 물체 잡기 등의 작업 능력까지 선보였다. 동작 자체는 아직 유연하지 않고 속도도 느리다. 걷는 동작은 걷는다기보단 기어다닌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듯하다. 다리 움직임도 불안하고 나는 것도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공중에서 여러개의 프로펠러를 제어해 모양과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복잡성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연구진은 “현재 배터리 설정 기준으로는 한 번 충전에 18분간 걷거나 9분간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술 개발이 좀 더 이뤄진다면 공중에서 한꺼번에 두개의 물체를 집어들거나 조작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컨대 상자를 든 채 물건을 집어 상자 안에 집어넣을 수 있다. 또는 한쪽으론 병을 잡고 다른 쪽으로 병뚜껑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상상 속의 변신 비행 로봇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법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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