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새 동작 영상 공개 보여주기형 동작 넘어 인간과 협업 능력 보여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건설 노동자에게 도구상자를 던져주고 있다. 동영상 갈무리
이미 건설 현장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네발 로봇개에 이어 두발 휴머노이드 로봇도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날이 곧 올까?
미국의 로봇제조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미래를 암시하는 새로운 동작 영상을 내놓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0년 말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됐다.
‘아틀라스 감을 잡다’(Atlas Gets a Grip)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모의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의 태블릿 지시에 따라 그가 필요로 하는 작업 도구 상자를 들고 비계를 뛰어 올라가 던져주는 능력을 보여준다.
영상을 보면 특히 더이상 올라갈 수 없자 사람처럼 두 팔로 도구 상자를 목표 위치에 던져주는 장면, 나무 판자를 집어들어 계단과 비계 사이에 발판 다리를 놓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이는 그동안 아틀라스가 보여준 공중제비돌기, 파쿠르와 같은 곡예형 동작과는 다른 실용적 동작 능력이다.
아틀라스가 나무 발판을 놓은 뒤 도구상자를 들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고 있다. 동영상 갈무리
540도 돌아 내리기 등 고난도 동작 척척
아틀라스 덕분에 노동자는 도구 상자를 가져오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는 수고를 덜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아틀라스가 기술 개발 10년을 넘기면서 마침내 실제 작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동작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새로운 아틀라스는 집게형 손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하나의 고정된 손가락과 움직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손가락이 어울려 집게 역할을 한다. 이 집게손가락은 지난해 2월 슈퍼볼 광고에서 아틀라스가 커다란 술통을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처음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나무 판자를 잡고 점프하며 180도 뒤로 돌기, 회전 점프를 하며 상자 던지기, 마지막 착지 동작에서 540도 돌아 내리기 등이 이번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이라고 밝혔다.
아틀라스 제어 시스템 책임자인 벤 스티븐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파쿠르와 춤 동작은 매우 극단적인 흥미 위주의 동작 사례였으며 이제는 의미있는 조작을 하기 위한 연구를 쌓아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이런 작업을 사람과 같은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제어 소프트웨어를 상당히 크게 개선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현장 투입까진 멀어…아직은 연구 플랫폼”
스티븐스는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더럽고 위험한 작업에 뛰어들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아틀라스는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는 연구 플랫폼 성격이 짙다.
그는 “여전히 할 일이 많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살짝 들여다볼 수 있다”며 “이것이 로봇공학의 미래”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립 30돌을 맞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 매사추세츠공대의 로봇공학자 마크 레이버트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처음엔 미 국방부와 협력해 군사용 로봇 개발에 주력했으나 2000년대 들어 상업용 로봇으로 눈을 돌린 뒤 구글, 소프트뱅크를 거쳐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됐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함께 물류 로봇 ‘스트레치’, 로봇개 ‘스폿’ 3가지를 주력 로봇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인 아틀라스와 달리 스폿은 2020년부터, 스트레치는 2022년부터 시판을 시작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