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첫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한국 항공우주공학의 선구자 홍용식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디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고인의 차남 데니스 홍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교수가 25일 밝혔다. 향년 90.
고인은 서울대 기계공학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기계공학 석사, 워싱턴대에서 기계공학 박사를 마쳤다. 이후 미국 보잉사 수석연구기사, 워싱턴대 강사를 거쳐 미 공군 우주국을 지원하는 연구소인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에서 일하던 중 1974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미사일 개발을 위한 과학자 유치에 호응해 귀국한 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근무했다.
연구소는 애초 사정거리 500㎞, 탄두 중량 500㎏의 핵탄두 운반 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미국 압력으로 무산됐고, 소형 미사일을 개발하는 걸로 계획이 변경됐다. 고인이 개발에 참여한 미사일은 1976년 고인이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옮긴 뒤인 1978년 9월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발사에 성공한 백곰 미사일(사거리 200㎞)이다. 미국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일부를 모방한 수준이었지만 세계 7번째 지대지 탄도 미사일 개발이었다고 한다.
고인은 1978∼1992년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소 부원장으로 있으면서 항공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고인은 연구원들과 창공 1호와 2호, 3호 등 초경량 항공기를 독자 설계하고 개발했으며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실용 시제기인 창공-91호(5인승 경비행기)를 개발해 국내 최초로 교통부의 형식증명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1981∼1983년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 1990년 우주위성통신산업연구회장 등도 지냈다.
유족은 부인 민병희 인하대 영어교육과 명예교수와 2남1녀(장남 존 홍(한국명 홍준서) 미국 국방연구원 부원장, 딸 줄리 홍(홍수진)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원, 차남 데니스 홍) 등이 있다.
연합뉴스, 강성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