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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브라질 아마존, 지구 허파에서 CO₂ 굴뚝으로 변하다

등록 2021-05-03 07:59수정 2021-12-28 21:34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흡수량보다 20% 많아져
2019년 산림파괴 면적 이전 2년의 4배 증가
브라질 아마존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브라질 아마존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브라질 아마존 숲이 과거 10년 동안 내뿜은 이산화탄소 양이 흡수한 양보다 20%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더이상 지구 허파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인간이 만든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흡수원으로서의 기능도 상실한 것이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2일 “2010~2019년 동안 브라질 아마존 숲은 166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은 반면 139억톤밖에 흡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최신호에 실렸다.(DOI : 10.1038/s41558-021-01026-5)

연구팀은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개발한 위성영상 분석방법을 통해 숲이 성장할 때 흡수·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산불이 나거나 파괴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비교했다. 논문 공저자인 국립농업연구소의 장 피에르 위그네롱은 “애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흡수량의 절반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마존이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변했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언제 더이상 되돌릴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또 2019년 산불이나 개간으로 인한 산림파괴 면적(390만㏊)이 이전 2년(100만㏊)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브라질은 2019년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환경보호정책에서 급격한 후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0억톤에 이른다. 과거 50년 넘게 나무 등 육상생태계와 토양은 이들 배출량의 30% 가까이를 흡수해왔다. 해양 또한 20% 이상 흡수한다. 하지만 이 기간 배출량은 50%까지 증가했다.

아마존 숲은 세계 열대우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어떤 식생보다도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이 이산화탄소 무덤이 아니라 굴뚝으로 바뀌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더욱 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에서 숲의 황폐화(73%)가 지구온난화 이산화탄소의 주요한 배출원으로서, 산림파괴(27%)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10년 넘는 기간에 숲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보다 선택적으로 벌채를 한다든지, 숲과 숲 사이를 떼어놓는다든지, 나무가 손상하지 않을 정도의 산불이 난다는지 하는 경우가 3배나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위그네롱은 “아마존 밀림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숲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나머지 지역까지 고려하면 아마존 숲은 아마도 탄소중립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아마존 숲에서도 산림파괴가 증가하고 있고, 가뭄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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