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류구’에 내려앉는 로봇 ‘미네르바’의 상상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제공
일본의 혜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혜성 ‘류구’에 탐사 로봇 ‘미네르바’ 2대를 내려보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공식 하야부사2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 하야부사2가 ‘미네르바-II1A’와 ‘미네르바-II1B’, 2대를
류구를 향해 성공적으로 내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하야부사(‘매’라는 뜻)2는 지구 근방을 지나는 지름 약 1㎞의 혜성 ‘류구’(‘용궁’이라는 뜻) 탐사를 위해 일본이 2014년 12월 발사한 우주선으로 지난 6월 말 류구에 도착해 약 900m 높이에서 계속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야부사2는 탑재한 로봇 미네르바 2대를 류구에 내려놓기 위해 20일부터 고도를 낮춰 100m까지 접근했다.
탐사 로봇 미네르바를 떨구기 위해 류구에 접근한 하야부사2가 찍어 보내온 사진. 검은 인공위성 모양이 혜성 표면에 비친 하야부사2의 그림자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제공
미네르바는 육각형 통 모양에 지름 18㎝, 높이 7㎝, 무게 1.1㎏의 작은 로봇이다. 바퀴로 이동하며 주변을 탐사하는 화성 탐사 로봇 등 여느 행성 탐사 로봇과는 다른 형태다. 내부의 모터를 이용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메뚜기처럼 튀면서 이동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혜성의 중력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바퀴 달린 탐사 로봇 등은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위로 둥둥 떠 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네르바는 모두 7대의 카메라와 온도계 등을 장착하고 혜성 표면을 자율적으로 다니면서 측정 자료를 모을 예정이다. 촬영 영상은 32kbps 속도로 모선 하야부사2에 즉시 전송할 수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하야부사2가 미네르바와 첫 통신을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혜성에 착륙한 인간의 탐사선·로봇은 손에 꼽을 정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니어 슈메이커’(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Shoemaker)가 2001년 지구에 근접한 혜성 에로스(Eros)에 착륙했고, 일본의 하야부사1 탐사선이 2005년 혜성 이토카와의 표면에 잠시 머문 바 있다. 탐사 로봇이 연착륙한 경우는 2014년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우주선이 혜성 67P/Churyumov-Gerasimenko에 착륙시킨 필라에(Philae)가 유일하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2019년 하야부사2도 류구에 살짝 부딪혀 분화구를 만들고 여기서 흩어져 나온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이를 회수 캡슐에 실어 2020년 지구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