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의 사령관을 맡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앤드루 퓨스텔. 미 항공우주국 제공
국제우주정거장(ISS) 최초로 발견된 의문의 구멍 사건이 미국과 러시아의 진실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의 사령관을 맡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앤드루 퓨스텔(Drew Feustel)이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 승무원은 (이번 구멍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매체 <플로리다 투데이>가 전했다.
지난달 29일 우주정거장에 결합한 러시아의 소유스 모듈에서 사상 처음으로 작은 구멍이 발견됐다. 정거장의 내부 공기가 일부 우주 밖으로 세어 나갔지만 승무원이 성공적으로 보수 작업을 마무리해 안전에 큰 지장은 없었다.
당시엔 우주의 미세 운석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됐지만 러시아연방우주청장이 지난 5일 새 주장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드미트리 로고진(Dmitry Rogozin) 청장이 텔레비전에 출연해 “누군가 수차례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으려고 한 흔적이 있다”며 우주정거장 승무원 가운데 누군가가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퓨스텔 사령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누구든 승무원이 이번 일에 관여되었을 수 있다는 말에 시간 낭비를 한다는 것은 완전히 모욕적이고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러시아 측 주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 발언은) 전체 우주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지상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빨리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누군가 고의로 이런 행위를 했을 수 있다는 추정은 우주인 사이에 치명적인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승무원은 늘 그랬던 것처럼 하나의 팀으로서 임무 완수와 안전을 위해 (이번 사고에) 대응했으며, 이에 대해 어떤 칭찬도 모자라다”고 강조했다. 구멍이 발견된 소유스 모듈은 지난 2011년 나사가 스페이스 셔틀을 퇴역시킨 뒤 유일하게 남은 우주인들의 지상과 연결선이었다. 지난 6월 지상에서 출발해 정거장에 결합한 상태다. 현재 우주정거장에는 모두 6명의 승무원이 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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